11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와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이날 워싱턴D.C.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강연에서 “일본과 같은 대국이 아시아 역내의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대응해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현재 헌법 9조(평화헌법) 하에서 자위수단은 일본이 공격받았을 경우로만 한정돼 있기 때문에 미군이 무장공격을 받으면 자위대가 역할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근처의 공해에서 작전하고 있는 미국 군함을 보호하고 괌과 하와이, 미국 본토로 향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단을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집단자위권 추진의 출발점이었다”며 “자위대가 미군의 무기와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무력행사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중국과는 대화를 추진하겠지만 중국의 무력을 통한 일방적인 행동에는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비하기 위해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강화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북한은 현재 일본 도시뿐만 아니라 하와이와 괌, 워싱턴D.C.까지를 사정권에 두는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10년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상이 탄도미사일 방어(BMD)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우리는 17개의 이 요격미사일과 4개의 탐지레이더, 7개의 추적레이더, 4개의 이지스함을 갖췄다. 여기에 올해 말까지 'X밴드 레이더(TPY-2 레이더)'를 추가하면 일본은 세계적 수준의 탄도미사일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일 안보협력이 중요하다는 전제 아래 한국 국방장관과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며 “한·일 양자관계는 매우 중요하고 외교적 측면에서 양자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란다. 만일 한국 국방장관이 양자회담 제의에 '예스'만 하면 당장 서울로 날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우경화 가속화에 대한 우려에는 “아베 신조 총리는 2차대전 당시 문제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혔고 우리는 평화의 길을 계속 걸을 것임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며 “한국의 경우 역사 문제에 관한한 아베 정권은 기존 정권과 다른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과 중국이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를 바란다. 한국으로부터 좋은 의견을 듣기를 바라고,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오노데라 방위상과 회동한 후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결정에 대해 “대담하고 역사적이면서 획기적인 일본 내각의 이번 결정은 일본의 지역 및 글로벌 안보와 국제무대에서의 역할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아베 총리와 내각의 결정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아울러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의 역사적인 개정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일본이 미사일 방어, 해적 소탕, 평화유지활동 등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연말까지 새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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