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우리 식탁 먹을거리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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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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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약처, 갈색거저리 애벌레 한시적 식품 원료로 인정

'밀웜'으로 불리는 갈색거저리 애벌레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곤충이 먹을거리로 식탁에 오른다. 갈색거저리 애벌레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 원료로 공식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5일 영양 성분 분석과 독성 시험 등 안전성 입증 검사 등을 통해 갈색거저리 애벌레가 새로운 식품 원료로 한시적 인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시적 식품 원료로 인정을 받으면 승인 받은 형태와 제품으로만 식품 판매가 가능하며 일정 기간 동안 문제가 없으면 일반 식품 원료로 등록할 수 있다.

그동안 메뚜기와 누에 번데기는 국내에서도 오래 전부터 식품 원료로 이용해 왔지만, 과학적인 안전성 입증을 거쳐 한시적 식품 원료로 인정된 곤충은 갈색거저리 애벌레가 처음이다.

윤은영 농촌진흥청 곤충 산업과 연구사는 "이번에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식품 원료로 신청하기 위해 곤충 특유의 좋지 않은 맛과 냄새를 없앤 후 살균 처리한 다음 동결 건조해 원래 형태나 분말 형태로 사용하는 제조 공정을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갈색거저리 애벌레는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높아 영양 가치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갈색거저리 애벌레의 영양 성분을 분석한 결과, 갈색거저리 애벌레의 건조 분말은 단백질 45%∼57%, 지방 25%∼34%, 탄수화물 8%∼11%의 비중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불포화 지방산이 75%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불포화 지방산 중 하나인 올레산이 100g당 13.55g 함유돼 있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이외에도 무기질 중 인과 철이 풍부하고, 비타민은 B3와 B5가 많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인체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에서는 유해 물질 분석에서 중금속이나 병원성 세균 등이 존재하지 않았고, 동물을 이용한 알레르기 혈청 시험과 독성 시험에서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농촌진흥청이 갈색거저리 애벌레 분말을 이용해 만든 쿠키, 머핀, 깨찰빵, 영양바 등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갈색거저리 애벌레가 식품 원료로 인정됨에 따라 곤충 사육 농가의 소득 증대는 물론 앞으로 곤충 산업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을 높아 보인다.   

이규성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장은 "현재 주 단백질원인 17조원 규모의 국내 육류 시장을 고단백 곤충 식품이 1%만 대체해도 1700억원 대의 곤충 식품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며 "이번 갈색거저리의 식품 원료 인정은 앞으로 곤충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 건강에 기여함은 물론, 미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 미래 학자들은 20년 후의 식량으로 곤충을 꼽는다. 학자들은 나아가 곤충을 미래의 식의약용으로 이용하려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식의약용 곤충 자원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김미애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연구사는 “앞으로 곤충을 미래 자원으로 인식해 식품, 가공, 의약 등의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 전략이 중요하다"며 "식품 첨가물, 사료 첨가물, 사료 제품 등은 이미 유럽과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 국민 위생과 안전을 위한 법이 제정되는 등 본격화되고 있으므로 이를 벤치 마킹해 한국형 정책 지원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혜경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네덜란드·호주·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식의약 곤충의 잠재력을 인정해 이미 연구가 시작된 반면, 우리는 늦게 출발 했다"면서 "선진국들은 곤충을 식용 하던 전통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를 우리의 강점으로 삼아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혜경 원장은 "국가연구기관과 대학의 식품 분야에서는 전통 지식 보존과 신규 자원 발굴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우리에게 익숙한 번데기, 벌 등을 중심으로 전통 문화와 영양 가치를 결합시키면서 곤충을 혐오 대상으로 여기는 기존 인식을 바꾸는 데에도 많은 노력과 연구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곤충을 활용한 식품 시장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곤충 자원의 식품 원료 등록을 핵심 규제 개선 과제로 선정해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두 기관은 갈색거저리 이외에도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귀뚜라미도 식용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연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새로운 식품 원료로 신청할 계획이다.

두 기관은 또 식용 곤충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곤충을 이용한 조리법과 메뉴들을 개발하고, 유아나 노인, 환자를 위한 특수 의료용 식품 개발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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