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ING생명 노동조합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정문국 사장을 상대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ING생명지부는 18일 MBK파트너스가 입주한 서울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16일 사측이 전체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270여명을 구조조정 하겠다고 통보한데 대한 반발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입사 5년차 이상, 차장급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이다.
ING생명은 앞서 임원 18명을 포함한 부서장 이상 임직원 50여명을 구조조정 한 바 있다.
노조는 지난해 말 ING생명을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점을 들어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했다.
이명호 노조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MBK파트너스는 인수 당시 단체협약과 고용안정협약 승계는 물론,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밝혔다”며 “약속을 한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투기자본의 천박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행보는 MBK파트너스가 인수 당시 노조와 약속한 사항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파렴치한 행위다”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정 사장은 노조와 희망퇴직에 대해 합의하기도 전에 전 직원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의지를 밝혔다. ‘희망퇴직이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다’며 구조조정을 정당화하는 막말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직, 해고가 살인이라 불리는 한국 사회에서 구조조정이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정 사장의 발언은 죽음의 기회를 주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정말 본인 스스로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자신 먼저 새로운 기회를 찾는 퇴직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사측이 구조조정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을 비롯한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사측의 구조조정 계획과 이 계획을 주도한 정 사장을 좌시하지 않겠디. 만약 사측이 스스로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며 “지난 2012년 144일간의 총파업을 넘어서는 저항과 투쟁에 직면하기 전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재 사측은 노조에 구조조정 초안을 전달했을 뿐 정확한 구조조정 시기와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에 구조조정 계획을 통보한 이후 공식 답변이 오지 않은 상태”라며 “구조조정 시기와 규모는 노사의 세부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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