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기억하고 있다"는 교황의 말에 유가족 "진정한 위로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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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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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세월호 희생자 기억하고 있다"며 위로했다. [사진 제공=교황방한위원회]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10시 15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고 있다”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항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 영접단을 보고는 왼손을 가슴에 얹고 슬픈 표정을 지어 보이며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고 있다.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고 있다”는 교황의 말에 세월호 유가족 남수현 씨는 “직접 교황님 뵙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위로받고 싶다. 금전적인 보상이 먼저라기보다 심적인 위로, 진정한 위로를 받고 싶다. 교황님 위로 말씀을 통해서 모두가 회개하는 마음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세월호 사건을 저지른 당사자도 고해성사하듯이 뉘우치고 나서서 잘못했다는 사과의 말을 전하고, 회개하길 바란다. 숨기려다 보니 이 지경까지 온 것 같다. 경제성장만 해오다 보니 의식의 갭이 너무 커졌다. 그런 갭이 줄어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교황님이 청량제 같은 역할을 해주시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교황을 영접하고 “오셔서 환영합니다”라며 간단한 스페인어로 환영인사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교황의 사제복인 흰색 수단(Soutane)에 맞춰 연분홍빛 상의와 회색 바지를 차려입었다.

박 대통령은 “여행이 불편하지는 않으셨는지요”라고 물어본 뒤 “교황을 모시게 돼서 온 국민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저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도 많은 한국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한이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라며 “분단과 대립의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새 시대가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통역은 정제천 신부가 맡았다.

이후 계성초등학교 최우진‧승현 남매가 꽃다발과 손편지를 건넸다. 교황은 이탈리아어로 “친절하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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