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포스코 P&S가 권오준 회장의 포스코호 출범 후 그 역할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 P&S는 지난 2011년 포스틸에서 사명을 바꾼 계열사로, 철강재 유통 전문 계열사였다가 사명 변경과 함께 소재가공 전문업체로 변신, 제조업에도 뛰어 들었다. 2010년 종합무역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 패밀리에 합류한 뒤 철강재 유통·판매 사업이 중첩되는 부분이 있어 회사의 역량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
제조업에 진출했지만 국내·외 철강재 유통사업에서 포스코 P&S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포스코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기록하며, 포스코 주요 고객사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린 포스코 P&S는 올 상반기 2.4%로 비중이 늘어나며, 현대자동차그룹(2.2%)을 제치고 2위 고객사로 올라섰다. 최근 포스코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포스코 AST(1.6%)를 더하면 4.0%로, 최대 고객사인 현대중공업그룹(현대미포조선·삼호중공업 포함, 3.9%) 보다 비중이 높다.
포스코 제품의 유통구조에서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포스코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4년 반기 보고서에 기재된 제품 판매 경로를 살펴보면, 내수시장에서 포스코 P&S와 판매점을 통한 비중은 30%인데, 판매점을 통한 매출이 시원치 않은 상황임을 놓고 보면 포스코 P&S가 담당하는 몫이 커졌다.
수출에서도 포스코 P&S가 대우인터내셔널 및 다른 종합상사가 해외 고객사에 판매하는 비중은 57%인데, 여기서도 포스코 P&S는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즉, 현지 지점이 없는 국가에는 대우인터내셔널과 종합상사가 차지하되, 포스코의 현지 가공센터가 있는 국가에는 포스코 P&S의 판매 물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여기에 포스코 P&S가 직접 진출한 해외 가공센터를 통한 매출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포스코 P&S는 권 회장이 지향하는 ‘솔루션 마케팅’을 가장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권 회장이 말하는 솔루션 마케팅은 연구원이 마케팅을 알고, 마케팅 인원이 연구개발의 방향을 제시하는 등 기술과 마케팅의 융합을 통해 고객사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요지다.
따라서 포스코 철강재 유통사업을 통해 마케팅 노하우를 쌓아왔고, 2011년 사명 변경과 함께 제조업에 뛰어들면서 기술개발 및 제품 생산 능력을 갖춘 포스코 P&S가 솔루션 마케팅에 적격이라는 것이다. 최근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포스코 P&S가 철강 유통·가공 사업을 담당하는 중간 지주회사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철강업계 내에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설과 관련해 실제 매각이 이뤄질 경우에 대비해 유통 구조를 강화 하는 차원에서 포스코 P&S에 대해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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