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세월호법 합의안, 이완구·박영선 ‘설득→힘겨루기→타결→추인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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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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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과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사진=YTN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상처뿐인 합의였다. 여야 간 극한 대립을 부른 세월호 특별법 협상은 19일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설득→힘겨루기→타결→추인 난항’을 반복했다.

여야는 7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 마지막 날인 이날 극적 타결에 성공,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 도출 직전까지 도달했지만 야당 내부와 세월호 참사 대책위원회 등 유가족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여야 협상력 부재에 따른 국회 공전 논란이 불가피하게 된 셈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표회의, 당내 중진들과의 회동을 열고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을 위한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세월호 특별법·민생 법안 분리 추진과 선(先) 특별법 추진을 놓고 치열한 기 싸움을 전개했다. 다만 물밑에선 국회 본회의 개회를 위한 협상을 극비리에 전개하는 비밀 협상을 마다치 않았다.

여야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 “할 말이 없다”, “나는 아는 것이 없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양당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또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이 각각 국회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면담하는 등 각 당의 구원투수를 자처한 상황이었다.

국회 본회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파국이 임박한 이날 정오께 이 원내대표와 박 위원장은 비공개 협상에 재차 돌입하면서 협상을 이어갔다.

두 시간이 흐를 무렵 국회 기자들에게 오후 3시 30분 양당 원내대표가 국회 귀빈식당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의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사진=아주경제 김세구 기자 k39@ajunews.com]


양당 핵심 관계자들이 세월호 합의사항에 대해 함구하는 사이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과 관련 △여야가 국회 몫 특검 추천위원 후보군 10명 가운데 4명을 추리는 방안 △여당 몫 추천위원 2명에 대해 유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 절차를 거치는 안 등의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1시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안의 법률 검토 작업에 시간이 걸리면서 담판 협상이 한없이 지체됐다.

이윽고 4시 30분께 박 위원장은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와 박범계 원내대변인·김영근 수석대변인 등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세월호 특별법 협상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인 채로 협상장 안으로 들어갔다.

당초 여야는 오후 5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세월호 특별법 협상안을 추인할 방침이었으나, 이 원내대표와 박 위원장은 비공개 회동에서 사소한 문구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오후 4시에서 6시로, 새정치연합은 오후 4시30분→5시30분→6시30분 등으로 계속 늦춰졌다.

양 원내대표는 오후 5시 42분께 특검 추천위원 가운데 여당 몫 2명을 야당과 유가족들의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안에 합의하면서 극적 타결에 성공했다.

모처럼 이 대표와 박 위원장이 웃었다. 특히 세월호 정국에서 리더십 부재를 드러낸 박 위원장은 합의문 발표 직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 순간은 짧았다. 새누리당은 의총 시작 30분 만에 합의안을 박수로 추인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과 유가족들의 반대로 추인 작업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새누리당 의총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협상안에 대해 반발했지만, 이 과정에서 이 원내대표가 ‘직’을 걸면서 내부 반발을 수습했다.

새정치연합의 의총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었다.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유가족들의 의견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민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전반적으로 가족 의견을 중시하자는 의견이 많다”며 “앞으로도 중구난방 토의를 할 것”이라고 험로를 예고했다.

세월호 대책위는 같은 날 오후 7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추천할 2명을 세월호 유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하에 진행한다고 하는데 분명 여당(이 원하는 인물)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이런 행위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여야가 잠정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 협상안을 뒤집은 박 위원장이 당내 총의를 모으는 데 또다시 실패할 경우 새정치연합은 격랑 속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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