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재식 증권금융 사장 "증권사와 상생으로 해외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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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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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식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올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Aa3' 신용등급을 취득, 해외 유수 투자은행(IB)과 잇달아 제휴하며 회사를 국제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글로벌 투자은행(IB)이 한국증권금융을 대접하는 게 달라졌어요. 중국증권금융 임원도 우리 회사에 대차거래를 배우러 와요."

한국증권금융은 3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Aa3' 신용등급을 받았다. 우리나라 금융사 가운데 최고일 뿐 아니라 국가 신용도와도 동급이다.

박재식 증권금융 사장은 2012년 12월 취임 이후 증권업계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 무디스 신용등급이 필요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아주경제는 25일 박재식 사장을 서울 여의도 증권금융 본사에서 만나 임기 3년 가운데 중반을 넘어선 현재까지 성과와 새 경영구상을 들어봤다.

◆금융투자 한류 돕는 증권금융

"국내 영업은 이제 한계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증권사를 돕기 위해서는 증권금융 역시 국제화할 필요가 있다."

박재식 사장은 사실상 취임 첫해인 2013년 일본증권금융이나 중국증권금융과 잇달아 업무협약(MOU)을 맺는다. 긴 안목으로 공을 들이면 금융투자업도 한류 상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증권금융은 다른 해외 금융투자사와도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증권금융 실무자가 직접 중국예탁원과 중국증권금융을 찾아 예탁금 관리제도와 우리사주제도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박재식 사장은 임기 안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애초 증권금융 고유 업무는 증권사 예탁금을 관리하거나 금융투자업계에 저리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대부분 국내 고객만을 상대로 영업을 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는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저성장ㆍ저금리 시대에 국내시장만으로는 금융투자업계도, 증권금융도 성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

박재식 사장은 "남은 임기는 증권금융을 국제화하는 데 쓸 생각"이라며 "해외진출을 원하는 증권사가 있다면 언제라도 찾아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금융은 박재식 사장 취임 직후부터 외국계 IB와 접촉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외국계 IB는 증권금융을 몰랐다. 

박재식 사장은 무디스를 통해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평가를 받기로 했다. 그런데 주위에서 만류가 만만치 않았다. 애초 증권금융은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가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해 왔다. 자칫 무디스 평가에서 이보다 나쁜 등급이 나오면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박재식 사장은 과감하게 평가를 추진했다. 회사에 확신이 있었던 것이다.

증권금융은 국제적인 신용등급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외국계 IB와 비즈니스를 더욱 늘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해외사무소도 설치할 계획이다. 우량한 신용도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통해 금융투자업계를 더 많이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불황에 시름하는 증권사와 상생

증권금융은 박재식 사장 취임 이후 금융투자업계와 상생경영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박재식 사장이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증권업계 사장단을 만나 불만 및 요구사항을 듣는 것이었다.

물론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유동성 공급이 곧바로 확대됐다. 대출금리와 대차중개 수수료도 인하했고, 할인어음 한도 및 적격담보 범위가 늘어났다.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 증권사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 것이다.

증권금융은 투자자산 관리와 증권대차,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중개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증권업계와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배당도 대표적인 상생경영 사례다. 이 회사 주주는 국내 주요 증권사와 은행, 한국거래소다.

증권금융은 7월 주주총회에서 1주당 650원을 결산배당금으로 주기로 했다. 시가배당률을 계산하면 13%에 이른다. 국내 상장사 시가배당률이 평균 1% 남짓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사례를 찾기 어려운 고배당이다.

박재식 사장은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형 증권사에 돈을 더 빌려주고, 채권 인수자금도 새로 1조원을 배정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증권금융은 업계 인수ㆍ합병(M&A)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총 2조원까지 저리로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박재식 사장은 "대형 금융투자사 탄생을 유도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한국형 IB를 키워야 한다"며 "중소형 증권사 역시 차별화된 업무로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전했다.

증권금융은 자본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양증권에서 예탁금 인출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혼란을 서둘러 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맥투자증권이 주문실수 사건을 일으켰을 때도 마찬가지다.

증권금융은 2013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7.4% 줄었다. 영업 성과는 커졌지만, 수익 감소를 무릅쓰고 업계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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