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도 러시아 침공으로 다시 악화일로에 들어서고 있다. 원화 강세와 이에 따른 수출주 실적 둔화도 부담스럽다. 국내외 부양책이 호재로 꼽히지만, 단기에 지수를 저항선 위로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9월 첫 주에도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25~29일 한 주 동안 한때 2075.76까지 올랐다가 마지막 거래일에는 2068.54로 되밀렸다.
반면 기관은 같은 날까지 이틀 만에 18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은 27일까지 사흘 연속 18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를 다시 출회시킨 것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망심리가 강해질 것"이라며 "오름세를 보이더라도 상단은 2085~2090선에 머물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역시 대외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일단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현지 시간 28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을 침공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소식으로 세계 주요 증시가 줄줄이 하락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게 발목을 잡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기호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이미 3개월 넘도록 끌어 온 사안"이라며 "현재까지 주요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그렇게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유동성 확대 기조 덕에 외국인 매수세도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 및 일본은행(BOJ)은 오는 4일 나란히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미국식 양적완화책을 언급해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곧 구체화할 것으로 보이는 유로존 부양책 덕에 유럽 증시는 다시 상승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 정부 역시 앞서 내놓은 경기부양책에 대한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가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로 환율이 꼽히고 있다. 미국에서 금리인상 논란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 원화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원ㆍ달러 환율은 25~29일 한 주 동안 1017.7원에서 1014.0원으로 3.7원 하락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내렸지만,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원화 강세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코스피가 이번 주 21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배진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대외변수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며 "결국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수급이 지수를 2100선 위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