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지난 19~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주중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그룹의 리더인 문 의원의 행보에 따라 강경파의 ‘장외 투쟁’ 수위가 결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 의원의 단식 농성이 새정치연합의 초강경 노선 회귀에 한몫한 만큼 그의 선택에 따라 박영선호(號)의 행로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9월 정기국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31일 새정치연합은 내달 1일 개회식 참석을 제외한 나머지 일정에 대해선 사실상 백지 상태로 남겨놓은 상태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전날(3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 5000명(주최 측 추산, 경찰 측 추산 2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집회’가 열렸지만, 새정치연합은 장외투쟁에서 원내 투쟁으로 발을 옮기는 모양새다.
새정치연합의 고민은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박영선호가 전면적 장외 투쟁의 길을 선택할 경우 ‘민생 파탄’ 프레임에 걸려들고, 원내 복귀를 선언한다면 강경파로부터 ‘빈손 회군’을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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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이 정기국회 개회를 제외한 △권순일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도 이런 까닭과 무관치 않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주중 민심의 향배에 따라 ‘장외 투쟁과 원내 투쟁’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
상황은 좋지 않다. 2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28일 하루 실시,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16.6%에 그쳤다. 이달 셋째 주 조사에선 22.5%였다. 며칠 사이에 5.9% 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실제 같은 여론조사 기관의 지지율 추세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은 7월 마지막 28.2%를 시작으로, ‘25.8%→22.2%→22.5%’ 등으로 계속 하락했다.
새정치연합 출범 이후 당 지지율이 한때 30% 이상을 달리던 점을 감안하면, 범야권 지지층조차 이탈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단식 농성을 벌였던 문 의원의 지지율은 견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의 8월 셋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야의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문 의원은 13.7%로 3위에 올랐다.
문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17.7%)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16.8%)와 3강 체제를 형성했다. 4위는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8.9%)이 기록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함께 7.7%로 공동 5위에 그쳤다.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 4월 마지막 주 16.0% 대비 8.3% 포인트나 하락하는 등 7·30 재·보선 직후 4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그 밖에 안희정 충남도지사(3.3%), 남경필 경기도지사(2.6%),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2.1%)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리얼미터의 8월 셋째 주 조사는 지난 18∼22일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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