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스타크래프트’는 대한민국 게임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게임입니다. 다양한 고객들에게 게임의 묘미를 안겨줬다는 점은 둘째 치더라도 게임이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스타크래프트’로 인해 국내에서는 뜨거운 e스포츠 붐이 시작됐으며 지금은 방송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임요환, 홍진호 등의 프로게이머들은 당시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이후 오랜 침체기를 걷던 국내 e스포츠대회는 최근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를 발판 삼아 다시 한번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진다는(혹은 너무 어렵다는) 지적이 없지는 않지만 광안리 해수욕장을 뒤덮는 게이머들의 물결은 e스포츠 종주국의 영광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처럼 e스포츠의 핵심은 대중성입니다. 하지만 게임이 가진 다양한 가치를 떠올릴 때, 대중성만으로 모든 것을 대신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임은 단순히 즐기는 콘텐츠를 넘어 소통의 매개체로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니 말입니다. 흥행 그 이상의 가치를 위한 e스포츠대회, 그것이 바로 ‘전국장애학생e스포츠대회’입니다.
CJ넷마블과 국립특수교육원, 그리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전국장애학생e스포츠대회’는 올해로 10회째를 맞습니다. 오는 2일부터 3일까지 더케이서울호텔(구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양일간 진행되며 ‘제12회 전국특수교육정보화대회’에 함께 치러집니다.
넷마블은 지난 2009년부터 이 대회를 주최하고 있습니다. 장애학생들이 게임이라는 공간 속에서 신체의 제약을 극복하고 꿈을 이루는 기회를 만들고자 시작된 대회입니다. 게임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면서 사회적응력을 높이고 자신감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점이 대회가 가지는 가장 큰 의미라는 것이 세간의 평가입니다.
‘제10회 전국장애학생e스포츠대회’에서는 지역예선을 통과한 전국 특수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 등 약 1500명이 ‘마구마구’, ‘차구차구’, ‘오목’, ‘다함께 붕붕붕’ 등 다양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루게 됩니다. 넷마블 임직원들 역시 대회종목 심사위원으로 자원해 재능기부를 펼칠 예정입니다.
지난해 ‘전국장애학생e스포츠대회’는 전국에서 1800명 정도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만명이 몰리는 ‘롤드컵’에 비하면 초라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e스포츠대회가 사라진 가운데서도 묵묵히 ‘게임’을 통한 ‘소통’을 위해 이어지고 있는 ‘전국장애학생e스포츠대회’는 숫자 이상의 큰 의미가 있습니다. 모든 대회가 흥행을 위해 존재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마구마구’와 ‘차구차구’ 등의 종목에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한 팀을 이뤄 실력을 펼치는 경기를 별도로 진행되고 ‘다함께 붕붕붕’에서는 장애학생과 학부모가 동반 참여해 다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자리가 마련된다고 합니다.
e스포츠의 순기능은 단순한 흥행과 수익이 아닙니다. 게임을 통한 장애 극복과 사회적 소통이라는 순기능을 위해 묵묵히 10년을 이어오고 있는 ‘전국장애학생e스포츠대회’를 향해 조용한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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