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융권 유동성기준 강화..."美은행, 1000억 달러 더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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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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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융위기의 재연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 초대형 은행에 대한 단기유동성비율(LCR) 강화 확정안을 가결하고, 금융자본 규제 강화에 나섰다. 사진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유동성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자본 규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 초대형 은행들은 앞으로 1000억 달러(101조8600억원) 정도의 고(高) 유동성 자산을 더 확보해야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바젤Ⅲ에서 요구하는 유동성 기준을 더욱 엄격히 한 미국 초대형 은행에 대한 단기유동성비율(LCR) 강화 확정안을 발표했다.

바젤Ⅲ는 바젤은행 감독위원회(BCBS)에서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확정한 은행재무건전성 기준으로 ‘자본건전성 규제’와 ‘유동성 규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

연준은 이번에 가결된 새 LCR 규정에 부합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초대형 은행들이 모두 2조5000억 달러의 유동자산을 보유해야 하지만, 현재 은행들이 확보한 자산은 이보다 1000억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CR은 긴급한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금융기관이 최장 30일을 자체적으로 버틸 수 있도록 신속하게 현금화할 수 있는 고유동성 자산 보유비율을 뜻한다.

LCR 산정에 포함되는 고유동성 자산에는 은행들이 연준에 맡기는 지급준비금과 미국 국채 등이 포함된다. 결국, 대형 은행들은 앞으로 새로운 LCR 규정에 따라 유동성이 떨어지는 위험자산을 1000억 달러 이상의 미 국채 등으로 전환처분해야 한다. 

적용 대상은 자산 규모가 2500억 달러 혹은 그 이상이거나 해외 익스포저가 100억 달러 이상인 초대형 은행들이다. 반면, 자산 규모가 500억∼2500억 달러에 속하는 기타 은행들은 이보다 조금 완화된 규정이 적용된다. 또 월가 보험사인 AIG나 제너럴 일렉트릭(GE) 캐피털 같은 대규모 비은행 금융기관에도 별도 LCR 규정이 마련될 예정이다.

FT는 연준이 미국 은행부터 이 규정을 적용하며 궁극적으로 월가에 진출한 외국 주요 은행도 모두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라면서 월가에 진출한 외국 대형은행은 연준의 새 규정에 따라 2016년 7월까지 본국과 관계없이 미국 내 지주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새 LCR 확정안은 유동성 위기에 대응한 완충장치 역할을 하는 고유동성 자산을 늘려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리먼브라더스 붕괴 등의 사태가 재연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금융위기에서 나타난 것처럼 미국 대형은행과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SIFI)는 대개 시장의 스트레스 환경을 자체적으로 견디기에 충분한 양질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새 LCR 규정은 내년부터 부분 적용되기 시작해 2016년 말까지 완전히 실행된다. 이는 바젤Ⅲ가 완전 실행 시한으로 정한 2019년에서 보다도 훨씬 앞당겨진 것으로 그 만큼 바젤 규약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FT는 이번에 새로 가결된 유동성 규정은 바젤Ⅲ보다 더욱 엄격한 ‘미국판 바젤Ⅲ’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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