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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내 인권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군 간부 상당수는 병사들의 인권수준이 좋은 편이며, 병사들의 인권이 간부의 지휘권과 충돌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KBS 방송 캡처]
15일 황윤상(법무법인 저스티스) 변호사에 따르면 건양대학교 군사과학연구소가 지난 7∼8월 병사 511명과 간부 2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간부들의 50.4%는 '병사들의 인권이 개선되면 군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군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44.8%였다.
'병사들의 인권이 간부의 지휘권과 충돌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47.6%)와 '아니다'(48.8%) 의견이 비슷하게 나뉘었다.
반면 병사들의 65.8%는 '군 내 인권침해가 있다'고 답해 간부들의 인식과 대조를 보였다.
인권침해를 경험한 병사들의 41.3%가 '욕설 등 언어폭력' 피해를 봤고, 19.8%는 '비인격적 대우'를 받았으며, '구타나 부당한 얼차려'를 당했다는 응답도 14.7%로 집계됐다. 성희롱(3.0%)과 과식 강요(3.0%), 왕따(0.8%) 등도 심심찮게 자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인권침해를 당한 뒤 상담이나 소원수리 등 구제제도를 이용한 경우 조치결과에 대한 만족도 질문에는 병사들의 59.7%가 아예 답하지 않았으며, '만족했다'는 대답은 19.4%에 그쳤다.
불만족 이유로 19.6%가 '비밀보장이 잘 안됨', 7.2%가 '신고자 신상에 영향을 미침', 6.3%가 '가해자에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음' 등을 들었다. 60.9%는 답하지 않았다.
황 변호사는 이 같은 내용을 16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리는 학술세미나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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