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면접심사 평가표 조작하고' '백수 아들 뽑아달라 청탁하고' '징계수위는 마음대로 낮추고'…
서울시 산하 대표 공기업인 서울시설공단의 채용 백태들이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유청(노원6) 의원은 시 감사 결과를 인용해 서울시설공단에서 총 4건의 위법·부당 채용이 드러났다고 22일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이번 엉터리 채용에 연관된 직원에는 채용면접위원장을 비롯해 1급 간부 2명 등 17명의 이름이 들어있다. 또 위법·부당 채용자 중에는 직원 자녀나 배우자 등 친인척이 4명이나 포함됐다.
◇ 면접심사 평가표 조작
기간제근로자 채용을 대가로 구직자 49명으로부터 1인당 500만∼600만원씩 총 2억5000여 만원을 가로챈 브로커와 면접심사 중 평가표를 조작한 공단 직원 5급 A씨가 적발됐다.
A씨의 이 같은 비위행위는 그간 3차례나 적발됐지만 보직변경 없이 10년 동안 인사담당업무를 계속 수행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 심각성을 더한다.
◇ 백수 아들 뽑아달라 청탁
1급(처장)인 B씨는 일용직인 공단 주차장 관리담당자 채용 때 자신 아들의 이력서를 인사담당에게 직접 건넸다. B씨는 "말 못할 사정이 있어 놀고 있으니 용돈이나 벌게 해 달라"며 청탁성 말도 전했다.
더불어 4급 C씨는 본인 배우자의 정규직 전환 관련 서류를 인사처에 제출하면서 사업이 폐지된 근로계약서를 허위로 내, 결국 신분을 전환시켰다.
◇ 징계수위 임의로 낮춰
2급 D씨와 관련해서는 규정에 어긋난 행위로 서울시가 중징계 처분을 내렸지만, 공단은 이를 무시하고 자체적으로 경징계하는데 그쳤다.
공단의 모 이사장은 E씨와 서울시 특정감사 시작일과 조치 요구일 사이 10박12일 일정으로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서울시 감사와는 별개로 공무국외연수를 다녀오겠다며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서울시의회 유청 시의원은 "'서울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이 서울시설공단의 위법하고 부당한 채용으로 얼룩졌다"면서 "일명 빽을 쓰지 못한다면 돈을 써야 채용이 가능하다고 할 만큼 기간제근로자 채용시스템은 주먹구구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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