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한국과 독일의 중소기업들이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합니다"
마리오 오호벤(Mario Ohoven) 독일 중소기업협회(BVMW) 회장 겸 유럽중소기업연합 회장은 25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그린 성장 포럼(GGGF)'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마리오 오호벤 회장은 기업 수 27만개, 종사자만 900만명에 달하는 독일 내 중소기업계의 대표로서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그는 서두에서 "지난 3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양국 간 경제컨퍼런스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혁신강도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한국과 독일의 중소기업들이 좀 더 가까워지고 서로의 장점을 어떻게 취해야 할 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최근 한국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과 육성에 정책적으로 관심을 쏟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반면 독일정부가 이러한 정책에 대해 소홀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날 강연의 핵심주제인 '인더스트리 4.0'에 대해서는 종주국인 독일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과 향후 발전 및 추진과정에 대해 다양한 예시를 제시하며 설명했다.
인더스트리 4.0은 특정 기술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전반의 시대적 전환을 총칭하는 용어다. 2013년 독일 하노버 산업 박람회에서 처음 등장했다.
다시 말해 인더스트리 4.0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별 산업의 융합은 물론,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생각의 전환을 이루고 변화에 대한 이해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오호벤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우리는 네 번째 산업혁명의 문턱에 있다. 기계와 IT의 지능적인 상호 연결이 특징이다. 즉, 자원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IT 세상과 기존의 자동화 기술이 통합되기 위해서는 기계에서 임베디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시스템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인더스트리 4.0의 기반이 되는 사이버 물리 시스템이 될 것"이라며 "인더스트리 4.0 기술은 인간, 기계, 사물, ICT-시스템을 지능적으로 상호 연결하는데 필요한 요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일은 기계와 플랜트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이끌고 있다. 정보 기술 분야에서도 강점을 보유 중이다. 생산 기술분야의 혁신 중 80%가 정보 통신 기술과의 통합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오호벤 회장은 "기계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 전기 공학, 자동차 공학, 화학 산업, 농업, 정보 통신 기술 등 6개 산업의 잠재성으로만 매년 1.7%의 추가적인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2025년까지 독일에서만 780억 유로 이상의 부가가치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독일 내 98개 산업 중 총 부가가치의 14%를 차지하는 기계 건축, 화학 제품,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전기 장비, 농업, 임업 등 6개 산업의 인더스트리 4.0 적용사례와 추진방안에 대해 차례로 설명했다. 실제 농업과 임업을 제외한 4개 제조업 분야에서만 독일 총 부가가치의 10%를 책임지고 있다.
오호벤 회장은 "기계 및 플랜트 자동화는 업계의 중심 주제로서 인더스트리 4.0 기술의 개발은 기존의 개념, 방법 및 기술을 자연스럽게 추가적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고려할 수 있다"며 "현재 독일의 제조 시스템은 인더스트리 4.0 측면에서 수 많은 특성들을 이미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 명성의 독일 자동차 산업이 어떻게 인더스트리 4.0 기술을 사용하고 가치를 창출하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생산 및 물류 분야에 인더스트리 4.0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교통과 도로 안전 증진은 물론, 예비 부품관리와 유지 보수 작업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매우 높은 자동화율을 보이고 있는 화학산업도 인더스트리 4.0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기대했다. 오호벤 회장은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2025년까지 30%의 누적 생산성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20억 2000만유로의 총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독일 내에서도 영세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는 전기장비 분야 역시 인더스트리 4.0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기장비 분야는 독일 내 제조업 총 부가가치에서 8.4%의 비중, 독일 총 부가가치에서는 1.73%를 담당하고 있을 뿐이지만,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우리는 2025년까지 30%의 누적 생산성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인더스트리 4.0의 확대와 올바른 방향 설정을 위한 당면과제 및 로드맵에 대해서도 밝혔다.
오호벤 회장은 "독일이 이미 산업의 가치 창출 측면에서 인더스트리 4.0시대를 이겨나갈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등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 및 교육, 더 신생기업의 설립과 지원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더스트리 4.0 시대에서 느린 인터넷 연결 속도는 수송 및 교통 연결성이 낙후된 것만큼이나 경쟁력 측면에서 좋지 않다. 독일은 빠른 광대역 기술을 보유하긴 했지만 인터넷 보급률이 75%에 머무르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1조 유로 이상의 자금을 투자해 전자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지식 기반 산업에서의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연구 및 개발과 교육에 매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오호벤 회장은 "유럽은 연구 개발 측면에서 국내총생산의 1.9%를 투자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과 비교해 약 1% 포인트, 일본과 비교해서는 약 1.6% 포인트 가량 적다"며 "공공 부문의 예산뿐 아니라 경제 부문의 예산을 증액하고 세제 혜택을 통해 R&D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22%가 1965년 이후 설립된 반면 유럽은 1975년 이후 설립된 기업이 2%에 불과한 점을 지적하며, 벤처 캐피탈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등을 통해 더 많은 자금 지원 기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지막으로 오호벤 회장은 "인더스트리 4.0의 추진과정과 향후 발전방향 모색에서 한국과 독일은 유사한 점이 매우 많다"며 "양국의 수 많은 중소기업들은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에서 최대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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