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토마스 도닐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현 법무법인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 부회장)은 “아시아지역의 안정과 평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한·미 동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25일 한국무역협회(회장 한덕수) 주최로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88회 KITA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박태호 서울대학교 교수(전 통상교섭본부장)와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강연을 통해 “미국 정부는 아시아 주변국들과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외교, 안보, 경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 회귀전략(Pivot to Asia)’을 펼치고 있고, 얼마 전 한·미연합사단 창설이 합의되는 등 한·미 안보 동맹의 역할과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미국 정부는 한국을 외교 및 안보뿐만 아니라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 여기고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양국의 경제적 거리가 좁혀지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백악관에서 직접 본 것처럼, 한·미 동맹은 한국전쟁 이후 가장 강력한 지점에 있다”며, 이에 양국 정부는 △가장 높은 단계 동맹관계의 지속적인 유지 △공통의 위협 대비에 더 충족할 수 있는 동맹의 현대화 △한·미 FTA 및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상(TPP) 참여 등 향상된 경제협력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미국의 리밸런스(rebalance) 정책의 핵심은 아시아와의 동맹관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라며 “미국과 아시아와의 동맹관계 없이는 아시아는 덜 안전하고 덜 번영되며 덜 자유로울 것이다. 이에 한·미 동맹은 동아시아와 전 세계의 안정과 번영에 있어 미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TPP 조인 의지는 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본다”며 “TPP의 강화라는 말로 아시아 지역에서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도닐런 전 보좌관은 “중국도 결국은 TPP에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의 사회경제적 발전이 미국과의 관계 발전의 기반이고,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을 소외시키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시아의 사회경제적 기반에 맞춰서 미국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TPP를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TPP 가입 협상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완료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데 있어 TPP가 모범적인 답안이 될 것이고, 미국 정치권도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협약은 미국-일본 시장접근성에 대한 협상이다. 모든 파트너 국가들이 그 규칙에 동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과의 협상 완료 후 11개국과 회담이 필요하겠지만 11월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한국은 주요 TPP 가입국가들과 이미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TPP 가입의 필요성이 낮다는 의견에 대해 “TPP를 통해서 우리가 다룰 수 있는 문제가 다른 협정보다 크다. 글로벌 룰이 적용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한·미동맹에 있어서 중요한 2가지 이슈는 ‘동맹 심화’와 ‘국방안보 및 경제협력’이다. 한국도 TPP에 참여해서 원하는 결과 얻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남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은 남북한 통일을 지지한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한국과 미국이) 서로 단결해 북한이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북한 정권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역량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북한 상황이 악화되어 있지만, 그래도 선택권이 있다. (그들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통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긴장 완화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 핵 문제의 해결과 남북한 경제적 협력 중 어느 것이 우선이 돼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것은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다. 핵무기와 경제를 동시에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핵무기와 경제정책은) 함께 추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미 FTA가 발효됐을 때, 전반적으로 아주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미국의 6대 교역국이 됐다”고 설명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주 정확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협력이 정치적 힘겨루기를 완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면서도 “다만 공동의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북한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더 많은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악화 일로를 겪고 있는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일본이 정직하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에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발언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이) 역사적인 문제 및 인권유린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은 모두 동맹국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일할 때 우리에게도 이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닐런 전 보좌관은 “(일본은) 분명히 역사적 분쟁을 솔직히 인정하고 서로 건설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 아베 총리가 미팅을 제안한 바 있기 때문에 상황이 진전될 것이라 생각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중요하다. 여기에 미국이 들어간 삼국관계는 어떤 관계보다 중요하다. 위안부 문제는 인권유린이지만, 역사를 청산하고 정직하게 직면해야 한다”며 “(한·미·일) 삼국의 경제적 이익을 최대화하고 발전을 도모하며, 서로 협력을 해야 북한과 중국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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