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1일 엔·달러 환율이 6년 만에 110엔대를 찍는 등 엔저 가속화로 원·엔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쪽으로 작용한다.
엔저는 미국의 경기회복과 금리인상 가능성에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가 맞물린 결과다. 앞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엔화 매도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5원 올라 6개월 만에 1060원을 돌파한 채 마감했다.
이에 따라 경제 전반에 엔저로 인한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상 엔저가 심화되면 수출에 주력하는 한국 기업들의 이익이 쪼그라든다. 일본에 직접 수출하는 기업은 수익성 저하로, 글로벌시장에서 뛰는 기업은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렇다보니 시장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원화가치도 낮아져 수출기업들의 근심을 덜 수 있다.
전날 공개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발언은 추가 인하론에 힘을 보탰다. 정해방 위원이 추가금리 인하에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난데다 일부 위원들 역시 경기 회복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실제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에 비해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당초 속보치 집계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노무라증권은 한은이 당장 10월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2.00%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00%의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유지된 적이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도 "한은이 10월에 0.25%포인트 인하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4일 기준금리를 0.05%로 낮춘 것과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복세를 확실히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통화정책이 당분간 유지돼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따라서 시장의 관심은 벌써부터 이달 열릴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에 쏠려 있다. 다만 아직까지 한은은 환율만 보고 기준금리를 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6일 "환율만 보고 금리정책을 펼 수는 없다"고 말해 섣부른 금리 인하 전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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