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이한, 홍 지사. 그는 어느덧 검객이 되어 있다.
지난 2012 보궐선거 당선 후, 가장 먼저 빼어 든 것이 바로 '진주의료원 폐업'이었다. 당시 칼은 날카롭지도 않고, 무뎠다. 힘만 가지고 있는 철퇴 같았다. 그래서인지, 진주의료원은 아직도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힘으로만 움직이던 칼날이 2014년 7월 재선에 성공한 후, 칼이 제법 날카로워졌다. 고수의 검 같은 기운이 흐른다. 예리하게 파고든다. 고수들만 노린다. 홍 지사가 검객으로서 한 단계 성숙되어 진듯한 느낌이다.
홍준표 지사는 청장이 사퇴를 하지 않으면 경남도 직원을 철수 시키겠다며, 초강수를 두었다. 서석숭 구역청장도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칼을 잡았다. 맞장 뜨는 분위기다.
서석숭 청장도 취임 후 경남지역 개발구역 투자유치 등에 주력해 왔으며,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제자유구역청 종합 평가에서 1위를 하는 등 업무 성과를 낸 상황에서 일방적인 인사 조처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홍 지사는 부산시의 동의도 구하고 있다. 2003년에 부산시·경남도 조합 형태로 개청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는 부산시 파견 66명, 경남도 파견 67명 등 모두 133명이 근무하고 있다.
부산시와 경남도가 청장 임명권을 3년 주기로 행사하고 있다. 지난 해 5월 1일 홍 지사가 현 서석숭 청장을 임명했다. 임명권이 도지사에 있는 만큼, 3년 계약직인 청장을 도지사가 직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의 선택만 남았다. 동의 할지, 말아야 할지...부산시는 어떤 칼을 뽑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홍 지사가 검객이 된 이유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 잘하는 사람을 중용해 경남도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취임 인터뷰에서부터 단호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홍 지사는 경남미래 50년이라는 슬로건 아래 경남 발전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자신이 임명한 부산진해자유구역청장을 과감하게 쳐 내려한다. 칼날이 얼마나 위용을 떨칠지가 궁금해진다.
검객으로서의 홍 지사는 향후 고수들과의 싸움에서 어떤 칼을 집어 들지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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