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 거래소 본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소위 '낙하산 인사'로 꼽히는 인사들을 일으켜 세웠다. 각각 직무를 맡고 있는 기관에 대한 경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세 사람은 모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에 "이게 한국금융의 현실"이라며 "감사라는 분들이 관련 경험이나 지식이 전혀 없는데 어떻게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겠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자리에서 일어선 세 임원은 모두 외부 출신 인사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거래소의 임원으로 임명된 13명 중 9명이 낙하산"이라며 "지난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방만경영, 낙하산, 지역편중 인사 문제는 여야 할 것 없이 연이은 질타를 받은 바 있으며, 매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받다시피 한 낙하산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재직 중인 임원만 보더라도 상임이사 7명 중 단 3명만이 내부 출신이었고, 최경수 이사장을 비롯한 나머지는 모두 관료나 정치인 출신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아예 금융공공기관 및 공공기관 지분보유 금융회사 34곳의 전체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268명 중 112명이 관피아(관료 출신, 옛 재무부 관료를 뜻하는 모피아 포함), 정피아(정치인 출신), 연피아(연구원) 출신이었다. 전체 임원의 42%가 낙하산인 셈이다.
이들 중 다수를 차지한 것은 관피아(57명)였다. 정피아가 48명으로 전체 임원의 18%에 해당됐으며, 연구원 출신은 전체 임원의 3%(7명)였다.
낙하산 비중이 가장 높은 금융기관은 IBK신용정보로 임원 2명이 모두 관피아였다. 주택금융공사(88%)가 그 뒤를 이었다.
낙하산 인원을 살펴보면, 예금보험공사가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캠코(8명), 주택금융공사와 신용보증기금(7명), 한국거래소(6명), 중소기업은행과 KDB 대우증권(5명), 경남은행(4명) 순이었다.
증권유관기관의 경우 코스콤에서 정연대 사장과 김상욱 감사, 최형규 이사 등 3명, 거래소는 최 이사장과 권 감사를 포함한 6명의 임원이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다. 대우증권의 경우 사외이사 등 5명의 임원이 여기에 해당됐다. 예탁원 역시 유재훈 사장과 함께 3명의 임원이 '정피아', '관피아' 출신이었다.
이상규 의원은 피감기관장들에게 "이 자리에 계신 이사장 혹은 사장들이 이러한 낙하산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금융을 만들어 보자고 강력히 어필해야 한다"면서 "이 얼마나 낯부끄러운 현실인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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