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최대 유제품 기업 이리(伊利)그룹이 시총 800억 위안의 저주에 걸려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리그룹 주가가 폭락할 만한 이유를 찾아보기는 힘들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우선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리그룹 실적은 양호하다.
상반기 이리그룹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해 258억 위안(약 4조4700만원)에 달했다. 경쟁사인 멍뉴(蒙牛)나 야스리(雅士利)의 같은 기간 영업수익을 합친 258억 위안보다도 많은 수준으로 이리그룹은 중국 유제품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영업수익율도 33.4%로 2005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앞서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는 이리그룹 조사연구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최근 ‘이리그룹 3분기 실적보고서도 시장 기대만큼 양호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리그룹이 시총 800억 위안 저주에 걸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996년 중국 상하이 A주에 이리구펀(伊利股份 600887.SH) 상장한 이리 그룹 주가는 지난 2008년부터 상승 행진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시총 800억 위안을 돌파한 이후 시장에서 이리 그룹의 향후 성장성에 대한 회의감이 만연해지면서 이후 주가는 정체 상태를 보여왔다.
앞서 6월 초 광다증권이 보고서를 통해 이례적으로 이리그룹 주가 매도 의견을 내놓으면서 하룻새 주가가 8% 가까이 폭락하며 시총 53억 위안(약 8700억원)이 날아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이리그룹 시총은 620억 위안으로 주저앉기도 했다. 당시 보고서는 향후 5년간 저온우유와 상온우유, 그리고 수입산 우유 충격으로 상온우유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고하며 이리그룹 전망성을 어둡게 점쳤다. 물론 보고서 영향도 있지만 당시 이리그룹 주가가 폭락한 것은 시총 800억 위안의 저주라는 시장의 분석이 나왔다.
6월 폭락을 겪은 후 이리그룹 주가는 다시 반등하기 시작해 800억 위안 고지를 재차 돌파하며 10일 시총 808억 위안까지 찍었으나 단 하룻새 이리 주가는 또 다시 ‘시총 800억 위안’의 저주로 폭락하며 시총은 744억 위안으로 떨어진 상태다.
사실 중국 증시에서 시총 800억 위안 저주에 걸린 것은 비단 이리그룹뿐만이 아니다. 앞서 중국 창청(長城)자동차, 중롄중커(中聯重科), 중국난처(中國南車), 거리(格力)전기 모두 시총 800억 위안 돌파 후 주가가 장기적으로 박스권에서 침체된 경험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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