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공산당 연례 최대 정치이벤트인 제18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 기간 중국에서 가장 철통 보안이 이뤄지는 곳은 어딜까? 톈안먼도 인민대회당도 아닌 바로 징시호텔(京西賓館 징시빈관)이다. 20일부터 23일까지 중국 공산당 18기 4중전회가 바로 이곳 징시호텔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 도심 창안제(長安街) 서쪽 양팡뎬루(羊坊店路)에 중국 중앙방송국(CCTV) 건물 맞은편에 위치한 징시호텔은 지하철 1호선 군사박물관 주변에 위치해있다. 울창한 나무와 높은 잿빛 벽에 둘러싸인 은밀한 곳에 위치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특히 회의 기간 내내 정복과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늘어서 삼엄한 경비를 하고 있다.
평소에도 이곳은 중국 최고지도부가 사는 중난하이(中南海), 각국 정상 등 최고위급 귀빈이 묵는 댜오위타이(釣魚台) 국빈관, 톈안먼 인민대회당 등과 동급의 경호를 펼쳐 ‘중국에서 가장 안전한 호텔’로 알려졌다.
베이징 서쪽에 위치한다 하여 이름 붙여진 징시호텔은 인민해방군 후근부(보급담당 부대) 산하의 5성급 호텔로 주요 회의 참석차 지방에서 올라온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묵는 간부 전용 숙소다.(설비는 5성급 호텔 수준이지만 사실상 호텔 등급평가에 공개 참여하지 않고 있다.)
1959년 착공해 1964년 9월 문을 열었다. 당시 개관할 때에는 서관과 회의동 2개 동으로 이뤄졌다. 서관은 상하이 진장호텔을 본 따 구소련식으로 지어졌으며 당시 베이징 최고 건축물로 꼽혔다. 현재 27층짜리 동관은 나중에 1990년 지어졌다.
징시호텔이 유명한 것은 중국 공산당, 국무원, 인민해방군의 주요 회의장소이기 때문이다.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시진핑(習近平) 등 중국 전현직 국가지도자들도 모두 징시호텔 ‘단골 손님’이었다.
이곳에서 열린 가장 의미깊은 회의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처음 채택하기로 결정한 1978년 11기 3중전회다. 11기 3중전회가 열렸던 회의동 3층 제1회의실은 가장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장소로 알려졌다.
오늘 날에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나 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예비회의, 중전회가 징시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바로 앞선 지난해 18기 3중전회 역시 징시호텔에서 개최됐다.
징시호텔은 사실 이름만 호텔이지 사실은 주로 당정 관료나 인민해방군 고위 간부만 출입이 가능하다. 회의 초청장을 지닌 관료나 회의 업무인력만 들어갈 수 있다. 일반인, 특히 외국인은 투숙이 불가능한 '베일에 싸인 호텔'이다. 댜오위타이 국빈관이나 인민대회당 조차 외부인에 공개됐지만 징시호텔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징시호텔에서 근무하는 1000여명의 직원들도 모두 수준급이다. 과거엔 중국 9대 군구와 공군, 해군에서 추천한 인물들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근무했다. 오늘 날에는 베이징 공안국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가족 위법행위까지 모두 검증해 당성을 인정받아야 이곳에서 근무 가능하다. 징시호텔 전화 안내요원은 모두 여성 통신병으로 십 여개 방언은 기본으로 한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는 관료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다. 호텔 종업원은 비밀유지를 위해 3년마다 교체되는데, 이곳 직원들은 회의장에서 입수한 문건이나 녹음테이프 등은 곧바로 주최 측에 돌려줘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10가지 준수사항을 꼭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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