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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11시 배임 혐의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차분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답게 박 회장은 한 손에 기독교 잡지를 들고 있었다. 법원에 들어오기 전 주차장 차 안에서 기도도 마쳤다.
공판이 시작되고 서울고법 형사 1부(황병하 부장판사)가 30여 분 동안 판결 이유에 대해 설명한 후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박 회장의 이름을 부르자 박 회장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기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낸 105억원대 배임 혐의가 추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선고를 받은 박 상무에 대한 73억5000만원의 대출 건을 유죄로 봤다. 박 회장이 주식매입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협력사에 끊어준 전자어음 31억9880만원 역시 배임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대여가 회사에 손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돈을 빌려줬다"며 "아들에게 빌려준 돈은 경영상 목적이 아닌 개인적인 이유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거대 기업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며 지배주주에게 요구되는 책임도 크다"며 "이번 사건을 저지른 피고인의 행동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항소심에서 추가 배임죄가 성립돼 원심에서 선고된 징역 2년 6월과 집행유예 4년이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으로 늘었다.
재판이 끝나자 박 회장은 법정을 나와 금호석유화학 임원 및 계열사 대표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상고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중에 하자"며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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