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후강퉁, 과도한 기대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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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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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후강퉁은 결코 한국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실행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최근 한 증권사 주최로 열린 '중국 주식 투자설명회'에서 강사가 한 말이다. 무턱대고 투자하거나 수익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버리라는 얘기였다.

후강퉁(중국 상하이-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은 그간 닫혀있던 중국 자본시장을 열고 본토 주식을 외국인도 살 수 있게끔 하는 제도다.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중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앞서 강사의 말처럼 후강퉁을 마냥 고수익을 보장하는 제도로 볼 수만은 없다.

증권사들은 보고서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의 자유로운 매매가 이뤄지면 중국 상하이A주가 글로벌 이머징마켓(신흥국)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국내에 투자했던 외국인의 자금이 중국으로 빠져나가게 된다는 얘기다. 후강퉁이 시행되면 중장기적으로 1년간 600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이란 증권사 연구보고서도 나왔다.

정보량에서 차이가 나는만큼 이미 중국 내 투자자들은 수혜주에 대한 매집이 끝났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한 발 늦은 시점에서 수혜주에 뛰어들어봤자 얻는 이득은 기대수익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00년대 들어 베트남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본시장을 개방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몰려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6~2007년 베트남 펀드가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베트남 펀드 다수가 '휴지조각'이 됐다. 해외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사례다.

"너도 나도 중국 주식을 얘기하고는 있지만 이미 과거에 아픈 기억이 있는만큼 해외 투자는 신중해야 합니다. 문제는 바닥을 치고 있는 국내 증시가 이런 타격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어느 증권사 고위 관계자의 한탄어린 한 마디가 정곡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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