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한국형 투자은행(IB)'으로 선정된 대형 증권사 5곳의 기업신용공여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기업신용공여 현황' 자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대형 IB의 육성을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현재 삼성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개사가 사업자로 지정돼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성장을 위해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업무를 특별히 허용했다. 그러나 올해 9월말 기준으로 이들 5개사의 기업신용공여액은 대우증권이 6775억원, 현대증권 6308억원을 각각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국투자증권(5257억원), 삼성증권(2079억원), 우리투자증권(1502억원)은 그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5개사의 신용공여액은 2조1920억원으로 총 한도액(16조9000여 원)의 12.9%에 불과했다. 특히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 신용공여한도액 대비 신용공여액 비율이 각각 4.3%, 6.2%에 지나지 않아 기업신용공여에 가장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병두 의원은 이에 대해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정책적으로 이를 무리하게 추진함으로써, 종합금융투자회사들이 기업신용공여 업무를 위한 충분한 여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당초 도입 취지에 맞게 한국형 IB로 이들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체계를 갖춰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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