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반(反)부패 칼날이 이번에는 국영기업 최고 경영진을 겨냥하고 있어 대대적인 반부패 개혁의 바람이 또 한차례 불어닥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 공산당이 앞으로 수개월간 중국 최대 국영 기업 최고경영자(CEO)급 관리자들의 보수를 삭감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시 행정부의 반부패 레이더망에 포함된 대상은 일단 100곳 정도의 국영 기업 회장과 CEO를 비롯해 부문별 대표와 부대표 등 최고 경영진에 속하는 고위급 임원들로, 이들의 임금과 보너스를 해당 기업 직원 평균 임금의 10배 이하로 제한하고, 임원들의 성과를 철저하게 평가해 차등 수당을 매길 계획이다.
아울러 최고 경영진들이 누려온 특혜 중 하나인 골프장과 스포츠 센터, 마사지샵 회원권 등을 모두 반납하도록 할 방침이다.
중국 국영 기업들은 그동안 각종 특혜와 방만 경영을 이유로 끊임없이 지적을 받아왔다.
다만, WSJ는 미국 기준으로 볼 때 중국 경영진의 보수 문제는 그다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공상은행은 미국 JP모건체이스의 두 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지만, 미국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의 연봉은 2000만 달러에 달했던 반면, 장젠칭(姜建淸) 공상은행 회장의 연봉은 32만 6000 달러에 그쳤다.
이번 국유기업 개혁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반부패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시 주석은 임원들의 보수 수준을 보통 수준으로 낮춤으로써 임원들이 당에 충성하고 그들이 지위를 이용해 서구의 기업 회장들처럼 생활하는 일을 뿌리 뽑으려 하고 있다.
앞서 시 주석은 "국영 기업들의 경영진들이 챙기는 소득은 합리적이지 않을 정도로 높고 과도하다"며 "이는 반드시 정부로부터 규제받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중국 공상은행과 중국은행 등 대형 국영 은행들은 "당국 방침을 따르겠다"며 우선은 적극적 수용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부의 국영기업 '옥죄기' 정책이 시장 주도형 경제를 만들겠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과는 배치될 수 있는 데다 국영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국영기업의 인력유출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임금 삭감 조치로 경영진들이 부패의 유혹을 받을 수 있고 상업적 위험을 감수할 만한 요인이 사라지는 만큼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골드만삭스그룹에서 일하며 국영 은행들의 기업공개(IPO) 등을 지원했던 프레드 후는 “중국 국영 은행들은 이미 재능있는 경영진을 영입하고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정부 정책은 경영진들의 사기를 더 해치게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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