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의 갤럭시노트]'달콤한 나의 도시' 달콤하지만은 않은 서른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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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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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사진 제공=SBS]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김광석의 서름즈음에

29일 종영한 SBS 리얼리티 프로그램 ‘달콤한 나의 도시’는 서른 언저리에 있는 도시 여성의 일과 사랑, 그리고 그 안에서의 고민을 담았다. 솔직한 이야기로 ‘한국판 섹스 앤드 더 시티’로 불리기도 했다. 

27살에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야 하는 미용사와 “살 빼라”고 타박하는 상사에 치이고, 결혼 생각이 없는 애인 때문에 서러운 인터넷 영어 강사(28), 그리고 일 때문에 연애는 꿈도 못 꾸는 3년 차 변호사(29)와 10년 사귄 친구와 결혼을 앞둔 대기업 사원(30)이 주인공이다.

흥미로운 점은 서른 즈음 여성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 출연진이 모두 남자라는 점이다. 남자도 여느 남자가 아니다. 날카로운 눈으로 세상을 주시했던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한 김재원·황성준 PD가 카메라를 들었다. ‘꾼’답게 소소하다 못해 시더분한 일상을 이어 붙여 꽤 괜찮은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다양한 연령대 중 30대를 앞둔 여성을 선택한 이유는 가장 매력적이면서 고민이 많은 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섭외 기간 두 달간 약 100명의 지원자가 모였고 고심 끝에 네 명을 선정했다. 외모를 안 본 것은 아니다”라는 제작진의 말처럼 출연진은 하나같이 예쁜 얼굴과 매력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평균이상의 외모와 직업을 가진 출연진 때문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화려해 보이는 그들도 옆구리 살이 고민이고, 직장 선배가 권하는 술이 부담인 평범한 서른 즈음의 여성이었다.

‘달콤한 나의 도시’ 출연진은 주인공 네 명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들이 만나는 친구, 애인은 물론 직장 상사와 소개팅 상대까지 모두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 모두 카메라를 별로 의식하지 않은 듯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가끔 그 자연스러움이 과도해 오히려 의문을 낳는다.

예를 들어 카메라 앞에서 상사 욕을 시원스레 해대는 영어 강사를 보자면 그의 직장생활이 걱정되다가도 “역시 100% 리얼리티는 없나 보다”라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한국판 섹스 앤드 더 시티’를 만든다더니 진짜 드라마를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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