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동부발전당진 지분이 SK가스와 산업은행에 팔렸다. 가격은 2010억원으로 지난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삼탄이 제시했던 가격보다 690억원이나 할인됐다. 헐값매각에 대한 지적에도 산업은행이 이를 강행한 것이어서 논란의 불씨를 남겨둔 상황이다.
SK가스는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동부발전당진 지분 60%를 201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SK가스는 지분 60% 중 45%를, 나머지 15%는 산업은행이 인수하게 된다. SK가스는 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며 산업은행은 공동 투자자가 된다.
SK가스가 지분인수를 위해 지불할 비용은 약 1500억원이다. 본입찰에서 2500억원을 써 냈던 지난 8월 이후 불과 두 달 사이에 1000억원을 아낀 셈이 됐다.
이번 동부당진발전의 매각가격은 예상했던 것 보다 크게 낮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이는 삼탄측의 인수가인 2700억을 크게 하회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동부그룹의 유동성 개선작업이 더딘 점이 지적됨에 따라 산업은행이 무리하게 가격을 낮춘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기업을 매각한다면 적당한 가격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산업은행의 매각가 산정은 이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한전과 동부발전당진이 2013년 2월에 맺은 송전선로 구축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인정하지 않고 있고, 예비송전선 설치로 발전소 가동이 3년가량 늦춰질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분을 반영해 가격 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산업은행이 동부당진발전 매각을 전제로 동부건설에 2000억원의 브릿지론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유동성 개선보다 채권 회수에 목적이 있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브릿지론의 만기일은 내년 6월로 그간 동부건설측은 여유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산업은행측은 “원활한 자산매각이 이뤄져야 채권단 입장에서 추가지원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면서 “채권회수 목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SK가스가 봉을 잡았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약자인 동부의 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는데 있어 적당한 매각가 산정은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다수의 기업들이 유동성 개선을 이유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동부발전당진은 1160MW급 석탄화력발전소다. 약 250만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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