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최근 임기가 만료된 관료 출신 보험업계 수장들이 물러나면서, 보험업계가 민간 출신으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일명 '낙하산 인사'가 논란이 되면서 업계가 관료 출신 인사를 배제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보험회사 차기 사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도 모두 민간 출신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SGI서울보증보험은 지난 달 김옥찬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관료 아닌 민간 출신이 SGI서울보증보험의 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지난 2004년 퇴임한 삼성화재 본부장 출신의 박해춘 전 사장 이후 10년 만이다.
김옥찬 신임 사장의 전임인 김병기 전 SGI서울보증 사장도 기재부 국고국장 출신이다. 하지만 금융권 분위기가 민간 출신 인사로 바뀌면서, 김병기 전 사장의 후임자로 관료출신을 배제한 김옥찬 신임 사장과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 바 있다.
김옥찬 신임 사장은 국민은행에서 재무관리본부장 등을 거쳐 30년 이상 금융업에 종사한 정통 금융맨으로 평가 받는다. 그는 최근 진행된 KB금융 회장 선출에서 1차 후보군에 포함되기도 했다. 결국 그는 만장일치로 10년 만에 첫 민간 출신 사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9월 취임한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도 12년 만에 첫 민간 출신 회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장남식 회장은 역대 3번째 민간 출신 회장이다.
손보협회장은 1974년 상근회장직 도입 이후 대부분 경제관료 출신이 맡아왔다. 그러나 LIG손해보험 전 사장이 협회장을 맡으면서, 손보사들은 장 회장이 업계의 현황을 보다 이해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의 후임에 대해서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생보협회장 역시 업계 출신 전직 사장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차기 생보협회장 후보로는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 고영선 교보생명 부회장, 신은철 전 한화생명 부회장, 신용길 전 교보생명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보업계 '빅3' 출신들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생보협회장 역시 민간 출신이 선임되면 지난 2005년 퇴임한 배찬병 회장 이후 10년 만이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손보협회에 이어 생보협회의 수장도 민간 출신이 유력해지면서 약 10여년 만에 업계 출신 회장 시대로 복귀하는 모양새"라며 "업계 입장에서는 보험업을 잘 알고 현장 경험이 있는 수장들이 우리의 이익을 보다 잘 대변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