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고속철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멕시코 통신교통부는 3일(현지시각) 중국철도건축총공사(이하 중국철건)을 중심으로 구성된 글로벌 컨소시엄이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와 케레타로를 잇는 총 210㎞ 길이의 고속철 사업에 낙찰됐다 발표했다고 중국신문사가 4일 보도했다.
이는 멕시코 최대 인프라투자 사업으로 앞서 8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경쟁입찰이 진행됐지만 관심을 보인 세계 16개 기업이 모두 입찰을 취소해 중국철건만 유일하게 참여해 낙찰됐다. 중국철건이 써낸 입찰가는 44억 달러다. 중국기업이 해외에서 시속 300㎞ 이상 고속철 사업을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중국철건 국제그룹 회장 줘레이(卓磊)는 “지난해 말 멕시코 정부가 고속철 공개입찰을 발표한 이래 중국철건은 중국남차를 비롯해 멕시코 현지 4개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을 준비했다”며 “장기간 준비한 결과 멕시코 첫 고속철 사업을 수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고속철 사업 시공기간은 시운영 등 테스트작업 20개월을 포함해 총 60개월이 걸릴 예정으로 2018년 완공 예정이다. 완공 후 멕시코 시티에서 케레타로까지 거리는 현재 3시간에서 1시간 이내로 단축될 예정이다.
중국기업들은 멕시코 고속철 설계·시공·장비제작·설치·시험테스트부터 5년간 운영·보수까지책임진다. 건설작업에 참여하는 현지 인부들의 교육도 직접 실시하며 중국 고속철 기술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중국 고속철을 비롯한 철도는 미주 지역까지 뻗어나가며 '고속철 대국'의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중국 철도기업들은 지난 7년간 세계에서 가장 긴 거리의 고속철도를 건설하며 확보한 기술력과 풍부한 자금력, 낮은 원가에 따른 가격 경쟁력, 중국 당국의 전폭적인 '고속철 세일즈' 지원을 무기로 글로벌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현재 중국 기업들은 캘리포니아주가 추진 중인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총 1287㎞ 길이 680억 달러(약 70조원) 규모의 초대형 고속철 사업 입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중국 전기·전자 제품수출입상회(CCCME)를 중심으로 중국남차, 중국철로총공사, 중국철건 등 기업 10곳으로 구성된 ‘고속철 사절단’이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방문해 현지 관료 기업인들과 만나 교류하며 중국 고속철 제품을 세일즈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중국 국영 철도차량 제조업체인 중국북차가 미국 동부 보스턴에 처음으로 5억7000만 달러(약6019억원) 규모의 지하철을 수출하기로 했다. 같은 달 13일에도 13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러시아 방문기간 중국은 러시아와 모스크바와 카잔을 잇는 770㎞ 구간 고속철 건설 100억 달러 규모 계약도 체결했다. 중국 증권시보(證券時報)는 "중국 고속철 업체의 올해 해외 수주 규모가 1300억위안(약 22조38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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