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징바오(新京報) 7일 보도에 따르며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재경영도소조 8차 회의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계획,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건립, 실크로드 기금 설립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일대일로'란 시 주석이 이끄는 현 중국 지도부가 추진 중인 '실크로드 경제지대'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의 끝 글자를 따서 만든 새로운 용어로 중국이 구상 중인 대규모 경제협력 구상이다. 총인구 44억명, 경제총량 21조 달러의 거대 경제권으로 신 실크로드 경제권이라고도 불린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 제안은 시대적 요구와 발전을 가속하려는 각국의 희망에 부응한 것이고 포용성을 지닌 거대한 발전의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라며 실크로드 구상을 통해 발전하는 중국경제와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의 이익이 결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AIIB 건립은 중국이 지난달 24일 베이징에서 AIIB 참가의사를 밝힌 다른 20개국과 함께 AIIB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한 상황이지만, '실크로드 기금' 조성 계획이 구체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크로드 기금' 규모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163억 달러(약 17조7000억원)로 추산했다.
시 주석은 이날 "실크로드 기금 건립은 우리나라의 자금력을 이용해 직접적으로 지지해야 한다"며 이 기금이 AIIB에 비해 중국 자금력이 더욱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아시아태평양연구기관 중구가회과학원 장윈린(張云林) 주임은 “30여년간 외자 유치에 몰두한 중국이 이제 중국 자본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중국판 '마셜플랜'이라고 일컫기도 했다.
이날 시 주석이 조속한 시일 내에 일대일로 계획의 시간표와 로드맵을 확정할 것을 주문하면서 중국의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축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대일로 총 계획은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이후인 이달 중순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축은 오는 10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축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각 기관에서는 이를 향후 중국 성장을 견인할 주요 정책으로 보고 관련 테마주 분석에 나서고 있다.
중국 펑파이(澎湃)신문은 중국 신 실크로드 경제권 인프라 투자의 주축이 될 중국 10개 상장 중앙국유기업 리스트를 발표했다.
◈ 신 실크로드 경제권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에서 처음 언급했다. 이어 그해 10월 시 주석은 인도네시아 국회를 찾아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제안했고, 지난 4월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보아오 포럼 개막 연설에서 '시안(西安)∼우루무치∼중앙아시아∼이스탄불∼뒤스부르크'를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와 '중국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광저우(廣州)∼싱가포르∼방그라데시∼탄자니아∼홍해∼지중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당초 구상을 구체화했다.
중국은 신 실크로드 경제권을 구축해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역내로 확산하며 유라시아 태평양 지역의 강국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중국의 신장(新疆)·간쑤(甘肅)·윈난(雲南) 등 서남부 낙후지역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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