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언론중재법에서 규정하는 ‘언론의 책임’이다. 장협착 분리 수술 후 고열과 복통, 흉통을 호소하다 지난달 27일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고(故) 신해철의 보도에서 이와 같은 무게감을 볼 수 있었나.
향년 46세. 고인의 죽음에는 수많은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무리한 다이어트와 위밴드수술(위의 상단 부분을 밴드로 졸라매 음식의 섭취와 흡수를 줄이는 비만수술법)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루머, 결정적 사인으로 밝혀진 심낭과 소장의 천공과 관련해 1차 수술을 진행한 S병원의 과실 의혹 등 추측성 기사가 쏟아졌다. 지난달 22일 응급실에 실려 갔다는 최초 보도 이후 10일까지 20일간 네이버 송출 기준 2만3000여 건, 하루 평균 1200여 건의 기사가 여과 없이 대중에게 전달됐다.
사건의 결과를 지켜보는 인내심은 사라진 지 오래로 대중의 혼돈은 더해가고 있다. 직장인 G(60)씨는 “언론의 선정성으로 한 개인의 명예가 실추됐다. 후안무치하고 몰상식한 경우가 아니냐”고 혀를 찼다. 대학원생 K(25)씨도 “최소 조건조차 만족하게 하지 못한 정보가 지나치게 많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신뢰할 만한 내용이 있다고 한들 찾아 읽을 수 없는 형국”이라고 답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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