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큰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 또렷한 이목구비까지. 단번에 '예쁘다'는 말이 나오지만, 쉽게 다가가기는 힘든 분위기다. 여기에 미스유니버시티 출신이라는 '특별한' 경력이 붙으면 긴장감은 더해진다. MBC 이재은 아나운서(26) 말이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이어 2014 브라질월드컵 중계팀에 합류하며 생생한 현장의 소식을 전달한 이재은 아나운서를 지난 7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만났다. 새침데기일 것 같은 첫인상과 달리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고,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이재은 아나운서는 주말 'MBC 뉴스데스크'와 '스포츠 매거진' '스포츠 다이어리' 등 MBC의 굵직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맡으며 스포츠 아나운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스포츠 매거진'과 '스포츠 다이어리'는 자정이 넘는 시간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이지만 "이미 몸이 새벽에 맞춰져 있어요. 몇 년째 밤에만 일하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진 것 같아요"라는 말로 즐거운 마음을 대신했다.
"평소에도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어요, 입사 후 '어떤 분야를 맡고 싶으냐'는 물음에도 스포츠를 가장 먼저 이야기할 만큼 애정이 있었죠. 제일 탐났던 프로그램 역시 '스포츠 매거진'이었고요. 입사 후 2년 동안 소치동계올림픽,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2014), 메이저리그까지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에 진짜 열심히 참여했어요. 즐기면서 하다 보니 일한다는 느낌도 없었고, 오히려 신 나게 임했습니다."
MBC에 대한 애정도 넘쳤다. 아나운서를 준비할 때부터 MBC만 바라봤다고. 이유를 묻자 "아나운서를 꿈꾸게 해준 방송사"라는 대답이 바로 나왔다.
"어렸을 때부터 마냥 좋아했던 방송국이었어요. 아나운서들은 카리스마가 넘치고, 진취적인 여성의 모습도 갖추고 있잖아요. 면접 기간에는 여의도 MBC를 돌면서 기도를 할 정도였어요, 제발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요.(웃음) 그만큼 MBC는 저에게 간절한 곳이었고, 사랑스러운 곳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일원이 된 것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죠."
방송을 통해서만 보던 이재은 아나운서의 모습은 TV 밖에서도 그대로였다. 입에는 웃음을 한껏 머금고 있었고,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을 또박또박 이어갔다. 본인만의 장점을 묻자 곧바로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꼽았다. 아나운서라고 흐트러짐 없이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망가지는 것도 아니었다. 개성이나 끼를 최대한 보여주려고 노력하며, 밝고 활기찬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게 좋더라고요. 정통 아나운서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아니라서 처음에는 콤플렉스였어요, 제 자신을 정형화시키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있는 그대로, 날 것의 모습이 좋더라고요. 방송을 통해 내면의 따뜻한 부분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활기차고 밝은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3년 차 아나운서는 스포츠에 푹 빠져 있었다. 밤낮이 뒤바뀌고,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아나운서를 막연히 꿈꾸고 있을 때보다 훨씬 즐겁다"고 환하게 웃었다. "어딜 가든 반겨주시고 좋아해 주신다. 밝고 활기찬 이야기를 전하다 보니 삶조차 기쁘고 행복하게 느껴진다"고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그래서일까. 이재은 아나운서는 대중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랐다. "소외된, 불쌍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방송을 하고 싶어요, 따뜻한 기운을 주는 방송인이요. 실질적으로 그들에게는 도움되진 않아도 제 입술을 통한 말이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조금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고 싶다"는 커다란 바람은 라디오를 통해 이루어졌다. 17일부터 MBC FM4U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 진행을 맡게 된 것. 방송에 대한 힘을 믿고, 소통하고 싶은 이재은 아나운서. '진정성' 있는 그의 목소리가 기다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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