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세계지리 8번 오답자 4100명 추가 구제 위해 전체 재산정 안해(종합)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이 4100명을 추가 구제하기 위해 전체 2014 수능 세계지리 전체 재산정을 하지 않고 오답자의 원점수를 올려 지난 평균과 표준점수를 활용해 등급을 결정하는 매칭 방식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밀히 말하면 구제받지 않아야 할 4100명에 혜택이 돌아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세계리지 출제 오류 판정이 시험 1년이 지난 뒤 내려진 가운데 사태가 꼬이면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재산정 방식으로 택한 매칭 방식을 적용하면 전체를 놓고 평균과 표준점수를 다시 내는 방식보다 4100명을 더 구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평가원은 전체 재산정 방식을 적용해 4811명 가량이 등급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렇게 적용할 경우 오답 처리자 중 4000명의 등급이 오르지 않고 100명은 오히려 등급이 떨어지는 것으로 예상됐다.

평가원은 이 때문에 최대한 오답 처리 수험생을 구제하기 위해 매칭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평가원 관계자는 “등급이 그대로인 경우와 떨어지는 경우에 추가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매칭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성적 재산정에 따라 기존에 오답 처리된 수험생 1만8884명 중 9073명이 한 등급씩 상승했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세계 지리 8번 문항에서 기존 오답으로 처리된 수험생의 성적을 재산정하면서 기존 정답 처리된 수험생 1만8800명의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는 세계 지리 성적 재산정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고 기존 성적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기존에 오답 처리된 수험생 1만8884명은 원점수에서 일괄적으로 3점을 상향 조정한 후 기존 정답 처리된 수험생의 원점수에 부여했던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를 동일하게 부여하는 방식으로 성적을 재산정했다고 평가원은 설명했다.

이같은 방안은 피해 학생 구제에 보다 유리하고 기존 정답을 맞춘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정답 처리한 자료를 재분석해 평균, 표준편차를 재산출하고 원점수를 표준점수로 전환해 수험생 등급, 백분위를 재산출하는 방식이 정답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기존에 오답 처리된 수험생들의 원점수 성적을 일괄적으로 3점씩 올려주고 지난해 기준으로 원점수에 대응하는 표준점수, 등급, 백분위를 재부여하는 일종의 편법인 매칭방식을 택했다.

평가원은 당초 전체 재산정 방식으로 하려 했으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고려해 매칭 방식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방식을 택하면서 피해 학생 중 성적이 상향조정되는 인원은 늘어 등급 상승은 전체 학생 성적 재산정 방식 추정 4811명보다 늘어나고 표준점수 상승, 백분위 상승도 늘었다.

김성훈 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은 “재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외부 전문가와 얘기하는 과정에서 심도 있게 다뤄진 가운데 공정성 보다는 고통을 받았던 학생을 추가적으로 구제하는 데 포커스 맞췄고 이미 그전에 합격됐던 학생들 대해서는 불이익 가지 않도록 해야 된다 원칙에 따라 추가 정답자를 일괄적으로 올려주고 지난해 점수 건드리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전체를 다시 돌리면 논리적으로 합격한 학생들 중에도 떨어질 학생 있게 돼 또 다른 논란의 불씨 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사정에 따라 표준점수 2점이 상승한 수험생 수는 8882명, 3점이 상승한 수험생 수는 1만2명이었다.

1만8863명의 백분위는 최저 1에서 최고 12까지 상승했다.

성적 재산정에 따라 1등급에는 253명, 2등급에는 653명으로 1, 2등급 이내에 906명이 새로 진입해 이들이 상위권 수시최저등급에 실질적인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위권대 최저등급에도 영향을 미치는 3등급이내에 진입한 학생도 1147명으로 1, 2등급대 학생까지 합칠 경우 2053명이 수시 수능최저등급에 피해를 본 실질적인 대상 학생으로 추정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표준점수가 3점, 백분위가 최대 12점까지 높아진 것은 정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점수 상승 폭이 매우 크다"며 "이번 등급 상승과 표준점수, 백분위의 변화는 2014학년도 대입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정도로 파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구제 경우가 예상보다는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실제로 합격자로 구제되는 경우는 상위권 대학보다는 중상위권 이하 대학에서, 표준점수 반영 대학보다는 백분위 반영 대학, 탐구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 등에서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시 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단지 전제 조건 정도에 해당돼 학생부, 대학별고사의 전형 요소가 합격의 당락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수능 최저학력조건만 되면 합격자로 구제되는 케이스가 상당히 적어 구체적인 숫자는 예상보다는 많지 않아 수십명 선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