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즈니스, 한시(漢詩) 10수 정도는 외워둬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11-23 06:0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일년지계 막여수곡, 십년지계 막여수목, 백년지계 막여수인(一年之计 莫如树谷, 十年之计 莫如树木, 百年之计 莫如树人.”

‘곡식을 심으면 일년 후에 수확을 하고, 나무를 심으면 십년 후에 결실을 맺지만, 사람을 기르면 백년 후가 든든하다’는 뜻으로, 중국 고대서적인 관자(管子)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6월 중국 국빈 방문 기간 동안 칭화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 가운데 이 구절을 인용하는 등 중국어로 연설을 했다. 중국 언론은 박 대통령의 중국어 실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중국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한국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한류 열풍과 중국 관광객 ‘유요커’들의 한국 방문 증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양국간 관계는 역사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고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문화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이해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중국문화를 알지 못해 중국인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중국인들은 찬물을 받는 것을 일종의 냉대라고 여기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 데 한국식당에서는 묻지도 않고 찬물을 준다. 또한 중국 정부 공무원 또는 바이어와 미팅할 때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 대신 한국식으로 폭탄주를 돌려 승부를 보려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띈다.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은 한국 최대 수출시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한국의 제2 내수시장으로 선점하기 위해서는 중국문화 및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통찰이 필요하며, 특히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는 기업인들이라면 중국 고전시를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인은 자국문화에 대한 애정이 깊고 자부심이 대단한데, 특히 대화 과정에서 유명한 고전 문구를 인용하면 문화적 동질감과 자부심을 느끼며, 고전 문구를 잘 구사하는 외국인에게 좀 더 친밀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중국은 초등학생부터 교과서에 이백(李白), 두보(杜甫) 등의 시를 실어 의무적으로 암기하도록 하고, 중·고 시절에는 공자의 논어 등을 가르치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일상 대화에서도 종종 고전 시나 논어의 구절 등을 쉽게 인용한다. 또한 중국에서 괜찮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적어도 500~600수의 고시를 외워야 한다,

고전 인용을 통해 중국 전통 문화와 고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면서도 직설적인 표현을 피해 우회적으로 뜻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도 선호하는 이유다.

중국의 정치 및 외교 인사는 외교활동을 할 때 중국의 고전 시를 자주 인용하는데, 시진핑 국가 주석 역시 고시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 6월 박 대통령이 방중 했을 때 시 주석은 당나라 시인 왕지환(王之渙)의 ‘등관작루(登鸛雀樓)’에 나오는 구절 ‘욕궁천리목, 경상일층루(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천 리 멀리까지 보기 위해 누각을 한 층 더 오름)’를 인용해 양국의 상호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를 전달하는 등 각국 정상들과 만날 때 ‘한시(漢詩) 외교’를 적극 펼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무역관은 “상대방에게 익숙한 고전을 인용해 본인의 생각과 의도를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상대의 문화에 대한 존중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중국 바이어와 비즈니스 미팅 시 한국 기업 관계자 역시 이를 참고 및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무역관은 우리 기업인들이 외워두면 좋은 중국 한시로 △이백의 황학루송맹호연지광능(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 정야사(靜夜思), 산중문답(山中問答) △두보의 춘망(春望), 등악양루(登岳阳楼) △백거의(白居易)의 장한가(長恨歌) △왕유(王維)의 양관곡(陽關曲), 구월구일억산동형제(九月九日忆山东兄弟) △도연명(陶淵明)의 귀거래사(歸去來辭) △소동파(苏东坡)의 수조가두(水调歌头) 등 10수를 제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