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김영사 "와이즈베리는 적극적으로 새 번역을 하려고 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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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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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2014년 6월 18일 김영사에 김영사판 <정의란 무엇인가> 번역자(이창신)로부터 와이즈베리 출판사에서 김영사판 <정의란 무엇인가>의 번역을 사용했으면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김영사는 출판사가 바뀐 만큼 새로운 출판사가 새로운 메시지와 콘셉트로 Justice를 한국의 독자들에게 성공적으로 소개하길 바란다고 답신을 보냈습니다. (김영사는 이를 통해 와이즈베리가 Justice의 새로운 계약자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으며, 이후에도 3주 정도 동안 반복해 번역자를 통해 와이즈베리에서 사용을 희망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다시 2014년 9월 30일 김영사는 김영사의 번역자(이창신)로부터 와이즈베리에서 새로 작업한 번역본이 자신의 번역을 많은 부분 표절했다며 적절한 대응방안을 문의하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다시 와이즈베리는 번역자와 에이전시, 그리고 직접 김영사에 김영사판 이창신의 번역본을 쓰게 해달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하였습니다. 와이즈베리가 홍보하는 “독자의 눈높이에 맞는 새 번역”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습니다. 타출판사가 성공적으로 출판한 책을 거액을 투자하여 출판권을 가져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신만의 콘셉트로 적극적으로 새로운 독자를 향해 출판사 고유의 메시지와 출판정신을 담으려고 했는지에 대해 질문하게 합니다."


 2010년 '정의란 무엇인가'를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한 김영사가 25일 와이즈베리의 보도자료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이같은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와이즈베리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최근 재출간한다"면서 "원문을 독자 수준과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번역했다"는 내용을 꼬집은 것.

 김영사는 와이즈베리가 김영사판 제목인 '정의란 무엇인가'를 그대로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편집권이 보호되는 것은 아니지만 출판계 내부에는 서로의 창조성과 아이디어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보이지 않는 룰과 매너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김영사는 "(영어판 원제목인) 'Justice'를 번역하면 '정의란 무엇인가'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것이 하나의 제목이 되고 현상이 된 데는 기존 출판사 편집자와 마케터의 창조적인 노력이 있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또 와이즈베리가 책 표지에 '한국 200만부 돌파'라는 홍보성 문구를 쓴 것에 대해 "정확한 부수는 123만부"라면서 "에이전시, 저작권사, 김영사를 통해 정확한 부수를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판권경쟁을 둘러싼 출판사간 감정싸움으로 번진 모습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김영사의 한국어판 출간 계약은 올해 5월 말 종료됐으며 교육출판 전문 기업 미래엔의 인문경제경영 브랜드인 와이즈베리가 '정의란 무엇인가'의 판권을 사들여 최근 책을 재출간했다.

2009년 4월 2만달러(당시 환율로는 약 2300만원)에 '정의란 무엇인가'의 한국어판 판권을 사들인 김영사는 연장 계약을 위해 20만달러(약 2억2200만원)를 제시했으나 더 높은 금액을 낸 와이즈베리에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사가 2010년 5월 번역 출간한 '정의란 무엇인가'는 인문서적으로는 8년 만에 베스트셀러 1위를 석권하며 한국 사회에 정의 열풍을 일으켰다. 김영사는 "샌델 교수에게 그동안 모두 14억7600여만원의 인세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김영사의 지적에 대해 와이즈베리 관계자는 "번역서의 경우 다른 출판사에서 판권을 가져가서 재번역을 하더라도 원래 번역자에게 다시 번역을 시키거나 원래의 번역을 기반으로 재번역하는 것이 상례"라며 "원래 번역을 사용하고 싶다고 김영사에 요청했지만 김영사가 거절해 다른 번역가를 찾아서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새롭게 번역했다"고 전했다.

 양해도 구하지 않고 책 제목을 그대로 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와이즈베리측은 "김영사가 정의의 개념을 창조적으로 만들어낸 것은 아니며 영어 제목을 번역한 것인데 그 제목을 똑같이 썼다고 지적하는 것은 지나치게 감정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보다 높은 금액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금액으로 모든 일이 결정되는 세상을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김영사판 <정의란 무엇인가>는 세계(37개국) 어느 곳보다 한국에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계약 후 5년 동안 성실히 관리 및 인세 보고를 해왔으며, 판매에 있어서도 최근 출판계의 신화가 될 만큼 적극적이고 성공적인 마케팅을 했습니다. 재계약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출판계 전례로도 특별한 사고가 있지 않고는 재계약에 실패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건강한 시장 생태계를 위해 보다 상식 있는 경쟁과 계약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삼아 김영사 또한 이 같은 가치에 부합하는 출판을 추구하겠습니다."-(김영사)

 한국사회에 '정의 열풍'을 일으켰던 이 책이 판권을 둘러싼 출판사간 감정싸움으로 번진 사태가 아이러니하다.  책 제목이 묻고 있다. 진짜 '정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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