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4대 금융지주와 국책은행장 등이 모두 민간 출신으로 바뀌면서 금융권 '관피아(관료+모피아)'가 사라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권을 지배했던 관피아의 퇴조 현상은 지난해 초 행정고시 8회로 관피아의 대부 격인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산은금융지주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교수 출신인 홍기택 회장이 취임하면서 본격화했다.
특히 올해는 연임이 예상됐던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물러나고 은행 내부 출신인 김한조 행장이 그 뒤를 이었다. 수출입은행도 김용환 행장이 물러난 후 21년만의 민간 출신인 이덕훈 행장이 취임했다.
앞서 국민은행 주 전산기 문제로 이건호 전 국민은행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도 결국 물러났고, 내부 출신인 윤종규 회장이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KB, 하나, 우리, 신한 등 4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내부 출신이 차지해 명실상부한 '민간 CEO 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와 함께 금융협회장도 모두 민간 출신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협회장 자리는 문재우 전 회장이 물러나고 지난 8월 LIG손해보험 사장 출신인 장남식 회장이 차지했다. 생명보헙협회장 최종 후보로는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이 단독 추천됐다.
이날 열리는 은행연합회 이사회와 총회에서 결정될 은행연합회장 자리도 민간 출신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을 비롯해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거론되는 후보들이 모두 민간 출신들이다.
내년 1월 선거를 치르는 금융투자협회장도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 유정준 전 한양증권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 사장 등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들이 모두 민간 출신이다.
다만 차기 은행연합회장 자리를 놓고 관치금융 논란은 여전히 거세다. 금융당국이 지원했던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KB금융지주 회장 경선에서 떨어지면서, 대신 하 행장에게 차기 은행연합회장 자리를 마련해 줬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금융노조는 차기 회장을 뽑는 이날 은행연합회 이사회와 총회를 총력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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