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중국의 경기 둔화와 과잉생산으로 중국 국내에 넘쳐나는 철강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2014년 1월~10월의 중국 철강 수출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7년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 허베이철강그룹(河北鋼鉄集団)이 세계 최대 철강 무역업체 스위스 두페르코와 제휴하면서 해외 판로 개척이 본격화되고 있어 중국발 ‘철강 디플레이션’이 전 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세관총서에 따르면 지난 1월~10월의 철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2% 증가한 7389만톤에 달했다. 9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73.2% 증가한 852만톤을 기록해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10월에는 더욱 증가해 856만톤을 기록하면서 이 속도로 수출이 계속될 경우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9000만톤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국내 소비용 철강 생산을 장려해 수출을 억제하는 정책을 취해 오면서 조강 생산량의 수출 비율은 7% 전후 였으나, 올해는 10%대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철강 수출 확대가 증가하는 이유를 국내시장의 가격 하락으로 해외 가격과의 격차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보서비스 다즈후이(大智慧)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종합 가격지수는 세계 평균보다 낮지만, 수출가격의 평균가격은 국내 평균 가격보다 1톤당 1500위안 높게 받을 수 있어 중국 철강업계는 수출로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철강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9월의 중국의 철강 주요 수출국은 ASEAN, 한국, 중동지역이 전체 54%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EU, 미국, 대만으로 수출이 증가하면서 증가율은 6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 철강업계는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허베이철강은 세계 최대 철강 무역업체 스위스 두페르코의 자회사 ‘두페르코 국제무역’에 51% 출자했다. 인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매체는 4억 달러라고 보도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두페르코가 허베이철강에서 연간 400만톤의 철강을 인수해 해외에서 판매할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중국 철강업체 바오강그룹(宝鋼集団)은 중국 남부 광둥성에 2015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생산량 1000만톤에 달하는 고로를 건설, 우한철강 (武漢鋼鉄)도 광서 장족자치구에 비슷한 규모의 고로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일본 철강업계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신일철주금 등 일본 철강업계는 자동차용 강판 등 고부가가치 철강이 중심이어서 중국 철강과 경합하지 않으나, 저렴한 중국제 철강의 유입으로 가격인하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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