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경기 하강압력 증가와 '반 부패' 사정바람 등 영향에 따른 고급차 수요 증가율 둔화로 글로벌 명차 브랜드 BMW도 몸을 움츠리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과 신흥부호의 급증으로 BMW 등 고급차 시장도 급속도로 확대됐지만 최근 수요 증가율이 크게 감소하면서 BMW가 내년도 7시리즈와 X5 등 고급차량 생산규모를 줄이기로 했다고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4일 보도했다.
BMW의 이번 감산 결정은 고급차 시장에서의 중국의 위상 변화가 여실히 반영된 것으로 더욱 주목됐다. 초고속 경제성장과 함께 막대한 부를 손에 거머쥔 수많은 신흥부호들은 BMW를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여겨왔다. BMW 7시리즈는 1억원에서 2억원, X5도 판매가가 1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중국 고급장 시장 성장률은 지난 1분기 35.4%에서 10월 16.8%로 급감,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BMW 7시리즈와 X5 판매량도 기대에 못 미쳤다. 중국 수도 베이징의 경우 올 7월까지 7시리즈 시장점유율이 3%포인트 감소했으며 X5는 무려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중국 고급차 시장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집권 이후 중국 공직사회에 휘몰아치고 있는 '부패척결, 사치근절' 의 반부패 바람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정부 관료의 '고급차' 이용에 따가운 시선이 몰리면서 30% 이상의 초고속 성장 시대에 마침표를 찍게 된 것. 이에 따라 BMW는 지난 3분기에도 7시리즈 중국 시장 판매목표를 기존의 50%이상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록 초고속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감산 결정까지 내렸지만 중국은 여전히 두자릿 수 증가율을 보이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중요한' 고급차 시장"이라고 BMW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미 중국은 BMW 고급차 판매 비중이 가장 큰 국가이기도 하다.
후룬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고급차 시장은 꾸준히 확대돼 오는 2016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최근 수입차 시장 확대 속도가 상대적으로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수입규제 완화 등 정책적 변화 등의 영향으로 적어도 오는 2020년까지 10~15% 성장률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 들어 10월까지 가장 큰 인기를 누린 고급차' 브랜드는 아우디, BMW, 벤츠로 모두 평균 매출 증가율이 15% 이상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아우디가 45만3800대, BMW와 벤츠는 각각 37만5400대, 24만1700대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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