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박태준 명예회장 추모 3주년, "포스코, 여전히 그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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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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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가운데) 제철소 직원들과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재직 시절 평소 무표정한 인상이었는데, 외부에 공개된 사진중 웃고 있는 사진은 이것이 유일하다.[사진=포스코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단단한 체구, 광채나는 눈, 굳게 다문 입 등 선이 굵고 선명한 인상에서 무언가 큰일을 해낼 사람이라고 느꼈다. 신앙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는 서슴없이 ‘철(鐵)’이라고 대답한다. 군인의 기와 기업인의 혼을 가진 사람이다. 경영에 관한한 불패의 명작이다. 우리의 풍토에서 박 회장이야말로 후세의 경영자들을 위한 살아있는 교재로서 귀중한 존재이다.’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1987년 11월 박태준 포스코 회장의 회갑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기념 문집을 엮기 위해 덕담의 글을 청탁하자, 비서를 불러 이같이 받아적게 했다고 한다.

이 회장과 박 회장은 기업가 선후배로서 생전 ‘존경하는 선배, 아끼는 후배’로 지내왔다고 한다. 인간적인 면과 함께 기업가로서의 능력을 높이 사왔던 이 회장은 1980년대 초기에 박 회장을 불러 “연간 300억원씩 5년을 지원할테니 삼성중공업을 받아서 책임지고 살려달라”는 부탁을 했을 정도로 깊은 인연을 유지했다.

오는 13일 박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지 3주년을 맞는다. 25년이라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기간을 포스코를 완성하는데 바쳤던 그는, 정작 준공된 포스코 최고의 자리에 단 하루 만 앉아 있다가 회사를 떠났다. 창업자이면서도 회사와 관련된 어떤 이권을 행사하지도 않은 박 명예회장은 이후의 삶에서도 포스코 주변에서 포스코를 위해 애써왔다. 삶의 마지막 순간 유언에서도 “포스코 창업 1세대 중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가 많아 안타깝다”는 말로 ‘동지’들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포스코는 매년 12월 13일 고인이 영면해 있는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에 전·현직 회장·사장 및 임직원들이 참석해 추모식을 갖고 있으며, 올해도 가질 예정이다. 서울 국립현충원에는 박 명예회장과 함께 포스코 태동을 주도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도 마련돼 있다. 3주년 추모식은 권오준 회장이 처음으로 주제하게 되는데, 권 회장은 지난 4월 1일 포스코 창립 46주년 기념식 때 이곳을 참배한 바 있다.

고인이 떠난지 3년이 지났으나 포스코와 그룹 계열사에는 여전히 박 명예회장의 체취가 짙게 묻어있다. 특히 ‘박태준’이라는 큰 우산이 없어진 포스코는 시간이 갈수록 그의 빈자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어,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14년 취임한 권 회장은 포스코 출범이래 가장 큰 규모로 치부되는 그룹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포스코는 지난 기간 동안 세계 최고의 생산기술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경쟁사들을 앞도하며 최고의 수익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 등 해외는 물론 현대제철이라는 국내 경쟁사들이 맹추격하는 등 포스코의 강점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위기의 순간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권 회장은 포스코의 본원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는 전략적 단호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차가운’ 선택과 ‘뜨거운’ 집중을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계열사를 사고 파는 일을 넘어 제품 개발 철학을 업그레이드하고 직원들의 업무 마인드도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최근 포스코는 새로 론칭한 TV CF를 통해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이라는 기업이념을 카피로 내세웠다. 구조개편의 목표는 ‘새로운 포스코’가 아닌, 박 명예회장이 제시한 ‘민족기업·인간존중·세계지향’이라는 기업이념을 펼쳐나가는 ‘본래의 포스코’로 돌아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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