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주은 기자 = 한화가 외국인선수 펠릭스 피에와의 협상이 결렬되자마자 며칠도 되지 않아 곧바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포지션에 비슷한 성향의 나이젤 모건이 그 주인공이다.
11일 한 매체는 한화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화가 모건 영입을 확정했다”고 알렸다.
내년이면 35세가 되는 모건은 고등학생이었던 1998년 드래프트에 지원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42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너무 낮은 지명이었기에 대학으로 진학했다. 2002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도 지원했지만 33라운드가 돼서야 지목됐고 그래도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한라운드당 30픽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모건은 무려 1000번째 가까이가 돼서야 뽑힌 선수다. 그런 선수가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갔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인간승리’의 표본과도 같다.
마이너리그에서 5년간의 혹독한 시련 속에 2007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데뷔한 모건은 첫 시즌에 28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9리를 기록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2008년에는 출전경기수를 58경기로 늘리더니 2009년에는 120경기에 출전하며 완벽한 메이저리거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2009년에는 첫 3할 타율(0.307)에 무려 42도루까지 기록하며 워싱턴 내셔널스로 트레이드되기까지 했다. 이때가 사실상 자신의 최대 전성기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0년, 타율이 2할5푼대로 추락하며 부진했지만 새롭게 둥지를 튼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2011년 다시 3할 타율에 복귀(0.304)하며 무려 119경기나 출전했지만 2012년부터 급격한 내리막을 걷게 된다. 2012년 타율이 2할3푼대로 추락한 후 2013시즌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요코하마 소속으로 108경기에 나와 타율 2할9푼4리에 11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왔지만 15경기에 출전하는 것에 그쳤고 결국 한국행을 택하게 됐다.
42도루를 기록했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듯 모건은 빠른발에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2할8푼2리 일정도로 정확한 타격이 강점인 선수다. 중견수에 넓은 수비범위를 가져가는 점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5홈런 이상을 넘긴 시즌이 없을 정도로 파워에서 큰 약점이 있고 볼넷 역시 적은 스타일이라 출루율도 좋지 못하다.
과연 모건은 한국에서 어떤 활약을 선보이게 될까. 피에는 준수한 활약을 하며 한화 팬들에게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모건에게는 피에라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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