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JTBC 뉴스룸' 손석희와 한석규가 만났다. 50세가 넘은 나이라고 하면 누군가에게는 그저 '아저씨'지만, 손석희와 한석규의 만남은 조금 달랐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재치있는 입담은 물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오랜 내공, 그리고 애정이 느껴졌다.
11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영화 '상의원' 개봉을 앞둔 한석규가 출연했다.
이날 한석규는 "배우로 나이 먹는 것을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다. 60~70세가 됐을 때 어떤 역할을 할까 기대된다"고 털어놨다. 손석희가 나이를 묻자 한석규는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으며 "이제 한 50 정도 됐다"고 말했다. 이에 손석희는 "나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거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재 한석규는 50세, 손석희는 58세다.
평소 기자들 사이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연예인으로 통하는 한석규는 이날 방송에서 부드럽게, 하지만 논리적으로 연기에 대한 생각을 전달했다. 한석규의 생각을 들은 손석희는 "왜 인터뷰를 꺼리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할 정도.
한석규는 "인기라는 게 뭘까 생각하다보니 그건 곧 젊음인 것 같다. 그런데 젊음을 생각해보면 좋은 걸 알겠는데 늘 좋지만은 않았다. 뭔가 들떠있고 불안하고 우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기나 젊음이 싫다는 게 아니라 지금의 평온함이 좋다. 그렇다면 분명 나이를 먹어갈 수록 젊음과도 같은 분명한 그 무엇인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걸 준비하고 기대하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청자가 보기에 손석희와 한석규는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인물이다.
현재 JTBC 보도국 사장으로 있는 손석희는 뉴스·교양·대중 문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2000년부터 2013년까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 집중'을 진행하면서 날카로운 질문과 심도깊은 인터뷰로 높은 신뢰를 받으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2013년 9월에는 앵커로 복귀해 JTBC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손 사장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않는 공정한 보도로 JTBC 뉴스의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한석규 역시 뛰어난 연기력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다. MBC 드라마 '서울의 달'과 함께 1990년대를 강타한 영화 '쉬리' '은행나무침대' '접속' '넘버3' '8월의 크리스마스' 등 기라성 같은 작품을 통해 한석규만의 연기관을 구축했으며 이후 영화 '베를린' 흥행에 성공하고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히트시켰다. 지난 9일 종영한 SBS 드라마 '비밀의 문'이 시청률 면에서 다소 아쉬운 기록을 남겼지만, 한석규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라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손석희와 한석규 모두 대중에게 조금은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만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말 속에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과 직업관이 묻어 있었다. 흔히들 "일하는 남자가 멋있다"라고 한다. 50대 중년남의 매력을 한껏 드러낸 손석희, 한석규에게도 가능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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