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엔 최재우 프로듀서 “먼지 쌓인 음악, 광내는 게 제 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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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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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엔엔터테인먼트 최재우 프로듀서]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씨스타 소유와 힙합듀오 긱스의 ‘오피셜리 미싱 유 투’(Officially missing you, too)는 다른 영역 아티스트가 만난 첫 콜라보레이션으로 협업의 물꼬를 터준 음악이다. 씨스타 멤버 중 존재감이 제일 낮았던 소유를 일약 음원차트 괴물로 만들었고, 세상 사람들에게 긱스란 신예를 알렸다. 이 모든 과정에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최재우(34) 프로듀서의 손길이 닿았다.

첫 번째 프로젝트 ‘리코드 에피소드(re:code episode)’는 대중과 인디의 결합에서 시작됐다. 아이돌은 인디의 음악성을, 인디는 아이돌의 인지도를 각각 빌려 시너지를 이루고자 했다. ‘레코드’라 쓰고 ‘리코드’라 읽고 싶었다는 이 프로젝트는 녹음한다는 ‘레코드’와 다시 코드를 짠다는 ‘리-코드’라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소유 긱스를 시작으로 우현X루시아의 ‘선인장’. 써니힐X데이브레이크의 ‘들었다놨다’, 오렌지캬라멜X십센치의 ‘안아줘요’, 에일리X투엘슨의 ‘아임 인 러브’(I'm in love)를 진행했다.

“우연히 긱스라는 친구들이 10대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는 걸 알았어요. 콘서트를 가기도 했는데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프로젝트 합류를 제안했습니다. ‘오피셜리 미싱 유’라는 기존 곡을 재해석했는데 제목을 그대로 짓기는 뭐해, 뒤에 투(too)를 붙였어요. ‘나 역시 그립다’는 의미와 시즌2와 같이 두 번째를 말하고자 했습니다.”

최재우 프로듀서는 리코드를 마무리하고 현재 새 프로젝트 ‘타임코드(timecode)’를 진행 중이다. 영화 타임코드를 표방한 기획 앨범, 최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제가 예전 노래를 듣고 싶어 음원사이트에서 찾아 들으려고 했는데 서비스가 안 되더라고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음원서비스가 안 되는 곡을 새로운 가수가 다시 부르는 거죠. 옛날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도, 그 가수를 좋아하는 팬에게도 기분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신곡이기도 하고요.”

최 프로듀서는 지난달 21일 ‘니가 내리는 날’로 첫 번째 타임코드를 진행했다. 1990년대 감성 발라드 듀오 자화상의 원곡을 음원차트 여왕 백지영과 실력파 나원주가 새롭게 각색했다. 큰 성과는 이루지 못했지만 첫 단추를 끼우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기존에 있는 곡을 만지는 프로젝트지만 창조의 고통은 마찬가지다. 해당 곡의 저작권 문제가 예민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누구의 소유인지 정황을 알 수 없어 포기한 곡들도 여럿 있다. 그래도 좋은 노래를 다시 들려주고자 ‘오마주’는 계속 할 예정이다.

“기획 앨범은 단발성일 수 없어요. 리코드는 좋은 인디가수를 알리자가 목표였고 타임코드는 숨겨진 좋은 음악을 알리자인데 훌륭한 가수와 노래가 한두 개가 아니잖아요. 목적을 이루려면 연속성이 있어야 하고 장기전이어야 해요. 계속해서 들려줘야 대중도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최 프로듀서는 “원곡보다 좋은 리메이크는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다른 감성으로 노래해 새로운 감성을 불러일으킨다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음원을 유통하는 업무를 하기도 하는 그는 “음원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음악을 유통하는 게 나의 업무”라는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최재우 프로듀서는 기획 앨범뿐만 아니라 드라마 OST 기획자로도 유명하지만 내년에는 기획 앨범에 조금 더 무게를 둘 예정이다. 한국 대중가요계에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함이란다. 미지에 있는 음악을 손질해 대중에게 먹기 좋은 요리로 만드는 최재우 프로듀서의 프로젝트는 가요계에 기쁜 단비로 내리고 있다.

* 로엔엔터테인먼트 최재우 프로듀서 겸 작사가는 드라마 '주군의 태양' '시크릿가든' '역전의 여왕' '프레지던트' '나쁜남자'의 OST 등을 총괄했다. 작사가로도 뛰어난 재량을 발휘하는 그는 '별에서 온 그대' OST인 효린의 '안녕'과 허각의 '오늘 같은 눈물이',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니 목소리' 등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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