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관람 열풍+노년층 관람까지…의미 있는 흥행 ‘명량’
3년 연속 1억 관객 돌파에 공헌한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제작 빅스톤픽쳐스). ‘명량’은 지난 2009년 개봉된 ‘아바타’(감독 제임스 카메론)가 수립한 누적 관객수 1330만 2637명을 훌쩍 넘은 1761만 1849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5년만에 역대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했다.
첫 주말 스크린 1586개(‘아바타’ 917개)로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한국 영화 관객의 높은 수준을 봤을 때, 그저 관을 많이 배정해 이룩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명량’에 한달 앞서 개봉한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감독 마이클 베이)가 1602개의 스크린으로 관객과 만났지만 529만 5929명에 그친 것이 방증이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기본 700~800만명의 관객이 들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어긋난 것.
최민식은 ‘명량’을 통해 올해를 빛낸 영화배우 1위에 올랐다. 리서치전문회사 한국갤럽이 지난 10월 19일부터 11월 25일까지 전국 만 13세 이상 남녀 17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민식은 42.3%의 지지를 얻었다. 2위는 ‘변호인’(감독 양우석·제작 위더스필름)의 송강호(22.2%)가 차지했으며 ‘표적’(감독 창·제작 바른손·용필름), ‘명량’의 류승룡이 10.5%의 지지율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2위 하정우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제작 영화사 월광·쇼박스미디어플렉스)로 4위에 랭크됐다. 사생활 문제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른 이병헌이 5위에 선정됐다.
‘명량’이 전체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톱 자리를 갈아치웠다면 다양성영화계에서도 신기록이 나왔다.
다양성영화 한국 박스오피스 1위는 공교롭게도 ‘아바타’가 흥행한 같은 해에 선을 보인 ‘워낭소리’(감독 이충렬·제작 스튜디오느림보)로 293만 4433명이 관람했다. 이 기록은 342만 7379명의 관객을 끌어들인 외화 ‘비긴 어게인’(감독 존 카니)에 의해 깨졌다.
그러나 ‘비긴 어게인’을 다양성영화로 봐야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밴드 마룬5의 애덤 리바인 등 출연 라인업이 화려하기 때문. 또 ‘다양성영화’의 정의가 작품성, 예술성이 뛰어난 소규모 저예산 영화라는 점에서 제작비 1000만 달러(한화 110억 2900만원)인 ‘비긴 어게인’의 체급 분류에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과 한국의 예산 수준이 달라 400억여원을 들인 ‘설국열차’도 미국에서는 작은 영화로 취급받지만 한국 분류 기준에 맞춰야한다는 말도 나왔다.
그런 면에서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제작 아거스 필름)의 성적은 괄목하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강원도 횡성에서 76년째 연인인 89세 소녀감성 강계열 할머니, 98세 로맨티스트 조병만 할아버지 노부부에 대한 영화다.
촬영기간 1년 6개월, 총 제작기간 2년 반으로 1억 2000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감독부터 촬영까지 6명의 스태프들이 힘을 합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지난 30일 기준, 373만 2451명의 관객을 불러들여 ‘비긴 어게인’까지 밀어냈다.
11월 27일 개봉 첫날 8600여명으로 출발, 이후 9800여명, 1만 9700여명, 2만 4400여명 등 꾸준히 관객을 늘려왔다. 개봉 10일차에는 4만 5800여명의 관객을 모집하며 누적 관객수 18만 6800여명을 기록했다. 이후 ‘인터스텔라’(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감독 리들리 스콧), ‘호빗: 다섯 군대 전투’(감독 피터 잭슨) 등과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차례대로 제치며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5년만에 상업영화, 다양성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1위가 바뀐 가운데 다음 ‘역대 최고’ 타이틀을 거머쥘 영화가 언제쯤 나올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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