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지난 23일 오후 1시 30분께 해운대구 반송2동 주민센터에 해마다 동전을 두고 가는 익명의 기부자가 올해도 등장했다. 올해로 9년째로 복지용지 2상자에 동전을 가득 담아 민원대에 얹어두고 홀연히 사라졌다.
상자에는 ‘구겨지고 녹슬고 때묻은 돈 좋은 곳에 쓸 수 있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라는 손글씨 메모와 함께 1백15만5천여 원의 동전이 가득 담겨 있었다.
목격한 직원에 따르면 허름한 녹색점퍼를 입은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고개 숙여 일하던 직원의 어깨를 두 번 톡톡 쳤다고 한다. 이어 말없이 손가락으로 박스를 가리켰고 박스를 열어본 직원이 그가 ‘동전천사’임을 알고는 급하게 뒤따라갔으나 사라지고 없었다. ‘동전천사’는 180㎝ 정도 큰 키에 마른 체격이었다고 한다.
동 주민센터 직원들은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로 동전을 기부하는 익명의 기부자를 ‘동전천사’라 불러왔다.
반송2동 이승용 동장은 "동전천사가 올해도 찾아줄 지 내심 기다렸다"며 "기부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중히 쓰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동 주민센터는 동전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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