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한국 이어 미국서도 조사 받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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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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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사진=강문정 기자]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제가 교육을 잘못시킨 것 같습니다.”

지난 5일 큰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황’ 사건이 터진 직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국민들에게 사죄했다.

조 전 부사장은 1974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치면 만 40세다. 공자는 40세를 세상의 거짓됨에 미혹되지 않을 나이인 ‘불혹(不惑)’라고 말했다. 남편과 결혼해서 자식도 키우고 있는 40세의 과년한 큰 딸의 잘못에 대해 아버지 조 회장이 ‘자식교육의 잘못’을 들어야 했을까? 10~20대 철부지 나이도 아니다. 조 회장에게는 여전히 어린아이로 보일지 모르겠으나 큰 딸은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자신의 말과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공인 이다. 그런 자식에 대해 부모가 가정교육 잘못을 사죄의 이유로 든 것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후에도 불거져 나오고 있는 사태를 보면 조 회장 일가가 과연 이번 사태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과거의 부적절한 언행을 통해 조 부사장의 기행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작 조 회장의 둘째 딸이자 조 전 부사장의 동생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회사에 보낸 반성문에서 사태의 책임을 임직원들에게 돌리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조 회장이 말한 자식교육의 문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의 잘못된 행동은 아버지와 가족의 명예실추는 물론 대한항공, 한진그룹의 이미지 붕괴로 인해 막대한 유·무형 경영피해를 입혔다. 또한 대한민국 재벌 총수 일가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더욱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재벌에 대한 반감은 해외에서도 벌어지면서 국가적 망신을 초래했다.

조 전 부사장 개인적으로도 더 이상 재기는 불가능할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근수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 총 네 가지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30일경 구속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현재로서는 절망적이다.

또한 미국 뉴욕 한인방송인 TKC TV는 최근 보도를 통해 조 전 부사장 사건이 뉴욕 케네디공항에서 발생했으므로 미국 연방법원도 재판관할권을 가질 수 있다며, 한국재판과 별도로 미국 연방법원이 관할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조 전 부사장이 미국 재판에 회부돼 미국 교통법 46504조 ‘비행기 조종사 및 승무원에 대한 방해혐의에 대한 처벌조항’에 따라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형을 선고 받게 된다고 전했다. 이럴 경우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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