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내년 1분기에도 어둡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역별로 제주지역이 가장 높은 반면, 대구와 경북지역의 체감경기가 전분기에 이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237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내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기업들의 1분기 전망치는 '83'으로 전분기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3년 2분기 이후 최저치다.
BSI지수는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을 말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대한상의 경제분과 자문위원)는 “내년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로존 장기침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둔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면서 경제환경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규모별로 대기업의 낙폭이 중소기업보다 컸다. 대기업의 BSI 전망치는 ‘81’로 전분기보다 19포인트 떨어졌고, 중소기업은 ‘87’로 12포인트 감소했다.
기업형태별로는 내수기업이 수출기업보다 체감경기가 더 나쁠 전망이다. 내수기업은 16포인트 하락한 ‘81’을 기록했고, 수출기업은 6포인트 하락한 ‘87’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제주권의 BIS지수는 전분기보다 2포인트 상승한 104로 3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넘었다. 반면 전분기 '90'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던 대구·경북권이 ‘70’으로 1분기에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호남권(77), 충청권(80), 수도권(83), 강원권(85), 동남권(93)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대한상의는 “제주권은 유입인구의 증가, 관광객 증가로 지역경제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되면서 상승했다”며 "반면 대경권은 주요산업인 IT산업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고, 호남권도 주요산업인 석유화학이 유가하락으로 인한 정제마진 축소 등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내년 1분기 기업경영 애로요인으로 ‘내수 및 수출 등 수요부진’(48.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환율불안(18.9%) △자금난(16.2%) △인력난(7.8%) 등을 지적했다.
또 기업들이 정부에 바라는 정책과제로는 △경기활성화(50.0%) △자금난 해소 지원(22.1%) △규제완화(9.6%) △환리스크 관리 지원(9.5%) △인력난 해소 지원(7.5%) 등을 꼽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내년 1분기 기업체감경기는 최근 기업 실적부진, 경제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하락했다”며 “내년 미국중심의 세계경제 회복, 유가안정 등 경영여건이 점차 개선된다면 향후 기업의 체감경기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본부장은 “지금 움츠러든 경기환경 속에 추가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업들은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발굴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경기활성화와 구조개혁에 대한 정책을 통해 효율적인 경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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