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국제시장과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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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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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아주경제DB]]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요즘 극장가에서는 영화 '국제시장'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 모양이다. 1945년 해방 전후로 태어난 우리 아버지, 어머니, 삼촌 세대의 이야기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전쟁의 황폐함을 온몸으로 겪고 그 폐허를 재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세대로 기억된다. 

기자도 어린시절 온 가족이 남부여대(男負女戴)하며 부산까지 피난을 갔다던 조부모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얼핏 들었던 생각이 난다.

가족도 잊고 여가생활도 없이 일과 조직에 몰입해 살아온 세월때문에 고생끝에 병을 얻거나 단명(短命)해 노후를 누리지도 못한 편이었다.

아버지 세대의 이러한 재건 노력이 지금 한국 경제의 밑바탕이 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사막으로 독일의 탄광으로 또 전쟁터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데 선도자였던 이들 세대가 사라진 한국 경제는 공교롭게도 침체의 길목에 놓여 있다.

경기 침체의 주된 원인은 '소득구조'의 불균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75년 가계부문은 국민총소득(GNI)의 79.2%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 61.2%로 쪼그라들었다.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소득 증가가 미미했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에 기업 부문의 비중은 9.3%에서 25.7%로 증가했다.

성장의 선순환을 만들려면 가계가 소득 분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지금처럼 근로자와 자영업자가 빚더미에 시달리는 한 내수 활성화는 불가능하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경제 성장에 필수적인 안정과 통합, 관대함 등 사회적 가치도 사라져 성장의 기반은 더 약해진다.

한국 경제의 13배에 달하는 미국 경제가 지난 3분기 5%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사례는 경제 규모가 크고 성숙한 선진국 경제도 정부의 올바른 정책과 민간의 혁신이 만나면 고도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한국의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도 영화 국제시장의 등장 인물들처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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