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외환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주요대출(주택담보·전세자금·신용·자영업자·대기업·중소기업대출) 총잔액은 지난해 말 793조3000억원으로 2013년 말(737조원)보다 7.6% 늘었다.
이 증가율은 3%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전세자금 대출이다. 2013년 말 1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6조6000으로 무려 43.9%가 늘어났다.
전세의 월세 전환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등으로 전세매물 품귀 현상이 빚어져 전세가 상승률(4.4%)이 매매가(2.4%)보다 훨씬 높았던데다, 최근 수년 새 전세금이 많이 올라 은행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활성화를 통한 경기부양을 꾀하면서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규제가 완화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8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린 것도 주택대출 급증의 주요 요인중 하나다.
더구나 10월 3조8000억원, 11월 3조8000억원, 12월 3조5000억원 등 최근 석 달새 증가액이 무려 11조원을 넘어 지난해 총 증가액의 40%에 육박했다.
자영업자대출도 주택담보대출 못지않은 급증세를 보였다. 2013년 말 127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41조5000억원으로 13조6000억원이나 늘어 증가율이 10.6%에 달했다.
자영업자대출은 2010년부터 매년 10조원씩 늘었는데 지난해에는 증가액이 훨씬 커졌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로 지난해 50대 창업이 15%나 급증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가계대출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자영업자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대출의 증가액은 고작 4조3000억원에 머물렀다. 2013년 말 153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57조8000억원으로 늘어 증가율이 2.8%에 불과하다.
주택, 전세, 신용대출에 실질적인 가계대출인 자영업자대출까지 합치면 가계 부문 대출의 증가액은 50조원에 달해 총대출 증가액 56조2000억원의 88.9%를 차지한다. 대출 증가액의 대부분이 가계 부문에 쏠린 셈이다.
대기업대출은 2013년 말 98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00조4000억원으로 2.0% 늘어나 증가율이 중소기업대출에도 못 미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