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유가 낙폭보다 반등속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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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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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사진=KTB투자증권]

요즘처럼 뒤숭숭한 세계 금융시장 분위기는 세상 일이 얼마나 우리 예측 범위를 벗어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유가 대폭락 사태와 유로화 급락세, 그리고 러시아 위기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예상됐던 것은 없다.

그런데 문제는 늘 반복되는 이슈지만 원인과 결과에 대한 혼돈이다. 지금도 금융시장에서는 어떤 것이 원인이고, 어떤 것이 결과인지가 헷갈리고, 뒤죽박죽 돼있는 느낌이다.

가령 유가하락 원인이 달러 강세인가, 아니면 달러 강세로 인해 유가가 떨어진 것인가. 유가하락이 미 국채금리를 더 떨어뜨리고, 국채수익률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안전자산인 달러수요를 촉발하고 있는가. 아니면 달러에 대한 수요증대와 미 국채선호가 원유수급 이슈와 맞물려 유가급변을 낳은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도 달러 강세 때문인지, 아니면 신흥국 내부적인 불안요인 자체가 달러 강세를 유도한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가를 둘러싼 원인과 결과에 대한 혼돈이다. 즉 유가하락이 원인이 돼 앞으로 인플레 기대감이 사라지고 소비도, 투자도 접는 상황이 전개될 것인가. 아니면 이미 충분히 떨어진 유가가 서서히 소비와 투자를 살리는 쪽으로 작용을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지금 대부분은 유가가 언제,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다. 하지만 막바지 유가하락 원인이 무질서한 환율시장 변동과 투기적인 요인에 있다면 유가반등 변곡점은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설령 유가가 추가 하락한다 해도 빠른 속도로 반등해 준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다. 더욱이 유가가 반등해도 2014년 평균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배럴당 60불대)에서 유지된다면 그것은 악재가 아니라 호재다.

저유가 효익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심한 이유는 유가 자체가 아직 공포스러운 대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자체가 불확실성이며 위험요소인 것은 맞다. 하지만 유가가 반토막이 난 것이 순수 수급요인으로 설명되려면 2014년 가을 이후 원유수급이 두 배로 나빠졌어야 한다. 유가와 더불어 지금 환율시장이나 러시아, 그리스를 둘러싼 악재 역시 그 자체가 공포대상이자 불확실성이다. 하지만 시장은 이런 악재를 이미 가격에 얼추 반영했다.

문제는 그렇게 바뀐 가격을 보고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지금까지 상황을 이끌었던 요인에 약간만 변화가 생겨도 무엇이든 바뀔 만한 환경이 됐다. 물론 그것이 기술적인 단기변화일지 아니면 추세적으로 의미 있는 대반전일지는 다음에 다시 판단해야 할 거대담론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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