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의 박쥐,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파이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온라인 금융시장에 중국 포털업체인 왕이(網易·넷이즈닷컴)도 출사표를 던졌다.
중국 남방일보(南方日報)는 최근 왕이가 중국 국내 최초의 온라인 귀금속 거래 사이트인 '왕이귀금속'과 동명의 모바일 앱(APP)을 출시하며 온라인 금융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다고 21일 보도했다.
왕이는 중국 후난(湖南) 남방 희귀금속거래소와 손을 잡고 은(銀), 동(銅) 등 20여종의 금속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남방 희귀금속거래소는 지난 2011년 문을 열었으며 현재 총 163곳의 회원사를 보유, 품질검사·창고·물류배송·담보융자까지 거래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왕이가 남방 희귀금속거래소의 인프라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융합, 귀금속거래 서비스의 완벽한 온라인화를 실현하며 기존 거래사이트와의 차별화를 시도해 주목됐다.
지금까지 온라인 귀금속거래 사이트는 '인터넷 진열장'의 역할만을 하고 실제 거래는 전화를 통해 이뤄지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이에 따라 왕이가 사실상 중국 최초의 온라인 귀금속 거래 플랫폼을 선보인 것이라고 신문은 높게 평가했다.
왕이귀금속 사이트를 이용하면 제품 검색, 문의 및 결제, 계좌이체 등 거래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온라인상에서 해결할 수 있어 왕이의 이번 시도가 전자상거래는 물론 온라인 선물거래, 즉 금융시장으로 본격 진출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검색서비스 분야에서는 BAT의 바이두에 밀리고, 게임분야에서도 선전하고 있지만 텐센트에 밀리고 있는 왕이가 온라인 금융시장을 송두리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카드'로 귀금속 시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중국 귀금속 투자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도 사이트 개설 이유로 지적됐다. 시장정보업체 Wind 통계에 따르면 중국 귀금속 시장 총 거래규모가 지난 2012년 5조7900억 위안(약 1009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9조400만 위안으로 급증했으며 평균 연간성장률도 20%를 웃돈다.
최근 중국 IT 기업의 온라인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는 추세다. 알리바바는 제3자 결제서비스 알리페이(즈푸바오)를 출시하고 머니마켓펀드 '위어바오'를 선보이는 등 온라인 금융시장 발전의 물꼬를 틔웠다.
텐센트 역시 텐페이(차이푸퉁)를 통해 온라인 지급결제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비교우위가 있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微信·웨이신)에 금융기능을 결합시킨 상품도 출시했다. 최근 중국 최초 인터넷 은행 위뱅크(웨이중)은행을 설립,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바이두는 금융자산관리 플랫폼을 선보이고 MMF 상품인 바이파(百發) 등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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