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공공요금에 대해 지속적으로 요금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유치원비 인상률 상한제를 도입하고 대학등록금은 동결 또는 인하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줄 수 있도록 알뜰폰 유통을 활성화하고 이동통신사의 요금경쟁도 촉진하기로 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0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5년 물가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주 차관은 "최근 지표상 물가는 안정적이지만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유가와 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하락 효과가 소비자물가에 적기에 반영돼야 경제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도시가스 요금, 항공 유류할증료 등 유가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요금에 대해서는 가격이 내려가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방자치단체가 결정하는 지방 공공요금도 행정자치부, 지자체와 적극 협업해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또 석유시장감시단의 가격비교 등을 통한 정보 제공을 확대해 주유소의 조속한 가격 인하를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농수산물, 공산품 등 분야별로 유통구조를 개선해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효과가 소비재에 가능한 한 빨리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서민 생활과 밀접한 물가를 관리하기 위한 계획도 밝혔다.
우선 유치원비 인상률 상한제 도입을 추진, 유치원비가 직전 3개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오르는 것을 막을 방침이다.
아울러 '유치원비 안정화 점검단'을 구성해 유치원비 동결을 유도하고 지나친 인상은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학등록금, 교복비, 학원비 등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 2∼3월 신학기 가계부담을 최소화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시킬 방침이다.
특히, 학원의 교습비를 건물 밖에 표시하는 옥외가격 표시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사교육특별관리구역을 지정해 신학기 학원비를 집중 단속한다. 학원비 과다 인상에 대해서는 조정을 명령할 예정이다. 대학등록금에 대해서는 최대한 동결 또는 인하를 유도한다.
또 정부는 이동통신사의 요금 경쟁을 촉진하고 알뜰폰을 활성화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고 서비스에 가입하는 소비자에게 12%의 추가요금 할인을 제공하고 단말기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의 단말기 선택권을 확대한다.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 판매를 종합 지원하는 알뜰폰 전용 사이트(www.알뜰폰.kr)를 구축한다.
정부는 항암제, 유전자 검사법, 유방재건술 등 고비용 검사·시술·약제 등 200여 항목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도 확대한다. 임플란트, 틀니 건강보험 급여 대상은 기존 75세에서 70세로 낮출 계획이다.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월세 등 세입자 지원도 강화한다.
민간자본을 활용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기초수급자 저리 월세대출을 신설한다. 주거급여 대상 규모를 73만가구에서 97만 가구로, 지급액을 월평균 8만원에서 11만원으로 확대한다.
또한 정부는 설 물가 안정을 위해 사과, 배, 쇠고기, 조기 등 설 성수품 및 생필품에 대해 다음달 2일부터 17일까지 특별 물가조사를 실시하고 배추·사과 등 15개 농축수산물의 공급물량을 특별 공급기간(2.1∼17일)에는 평시 하루 7000t에서 1만1000t으로 1.6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이들 품목의 민간 보유 수매 물량에 대해서도 출하를 독려하기로 했다.
설맞이 직거래, 특판 행사장을 전국 2526곳에 개설, 10∼30% 할인 판매를 실시하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을 통해 설 성수품 최적 구매 시기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는 물가를 포함한 중소·자영업자 등 포괄적인 설 민생안정대책은 다음 주 국무회의 이후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는 물가관계차관회의를 통해 매분기 원자재 가격 하락 체감도를 평가하고 물가정책 방향 주요 과제의 추진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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